트럼프 “호르무즈 스스로 지켜라”…한국 등 동맹국에 ‘안보 청구서’

트럼프 “호르무즈 스스로 지켜라”…한국 등 동맹국에 ‘안보 청구서’

“한국전쟁 3년, 이란전은 단 32일” 압도적 전력 과시
“어려운 건 미군이 다 했다, 나머지는 동맹의 몫”

기사승인 2026-04-02 11:11:34 업데이트 2026-04-02 12:30:5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란 전쟁 관련 대국민 연설을 마친 뒤 잠시 멈춰 서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에 대해 사실상의 승리를 선언했다. 다만 당장 전쟁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향후 2~3주간 대대적인 추가 타격을 가해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계획을 분명히 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게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를 직접 책임지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미국은 더 이상 중동 에너지가 필요 없는 만큼, 해로의 안전은 원유를 수입하는 당사국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작전 개시 32일 만에 이란의 해군과 공군, 미사일 전력을 완전히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란 핵 시설에 대한 B-2 폭격기의 정밀 타격 성공을 알리며 “이제 이란의 핵 협박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거 전쟁들과 비교하며 미군의 압도적 위상을 부각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은 2년 이상, 한국전쟁은 3개월에서 3년 이상이 걸렸고 이라크 전쟁은 8년이 걸렸다”고 언급한 뒤 “이번 군사 작전은 세계 최강 미국의 전력을 단 32일 동안 보여준 전쟁이었다. 이란은 완전히 무력화되었다”고 쥬정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수입이 거의 없으며 미래에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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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동맹국에게 호르무즈 안보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스스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예전에 우리와 함께 싸우지 않았던 동맹국들은 이제 용기를 내어 해협을 직접 장악하고 필요한 원유를 가져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군이 이란의 군사력을 초토화했기 때문에 이제 해협을 보호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며 동맹국들의 직접적인 군사적 행동을 독려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연합 작전 계획이나 해상 안전 보장을 위한 가이드라인은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연설로 인해 한국 정부는 안보·경제적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절대다수를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역할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함대를 파견하거나 해상로를 지키는 것은 군사적·외교적으로 막대한 부담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새로운 온건 지도부와 협상이 진행 중임을 언급하면서도, 합의가 결렬될 경우 “이란을 석기시대로 돌려놓을 만큼 강력한 타격을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란의 생존줄인 석유 시설을 타격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종말’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편 나토(NATO) 탈퇴에 대한 언급은 이번 연설에서 나오지 않았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미납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방위비를 내지 않는 국가는 보호하지 않겠다”, “미국은 나토에서 탈퇴할 준비가 됐다”는 초강수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당초 이번 연설에서도 나토 탈퇴를 공식화하거나 강력한 최후통첩을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이날 연설에서는 발언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