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우리한테 왜 이래”...트럼프 말에 ‘5500→5200’ 고꾸라진 코스피

“형, 우리한테 왜 이래”...트럼프 말에 ‘5500→5200’ 고꾸라진 코스피

‘종전 기대’에 5500선 안착 시도 후 급락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 또 발동
개인 ‘순매수’ vs 기관·외국인 ‘순매도’

기사승인 2026-04-02 16:01:15

2일 코스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으로 장중 하락 전환, 520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오름폭을 키웠고, 유가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에 널뛰었다. 간밤 뉴욕 증시 훈풍과 종전 기대감에 힘입어 장 초반 5500선을 회복하며 전날 반등세를 이어가던 코스피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발언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5100선까지 고꾸라졌다. 원·달러 환율은 다시 1520원대로 치솟았고, 국제유가도 동반 상승했다.

전세계 종전 기대에 ‘뒷통수’ 날린 트럼프 연설

2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47%(244.65포인트) 급락한 5234.0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1%대 상승률로 시작한 코스피는 오름폭을 키우며 장중 5551.69를 터치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전쟁 종료를 선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수를 끌어 올렸다.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이 후반부에 들어서자 지수는 빠르게 보합권 아래로 내려갔고 낙폭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강력한 군사적 타격 가능성을 재차 언급하며 시장이 기대했던 종전과는 거리가 있는 메시지를 내놨다. 이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 연설은 긴장을 해소하기보다 언제든 재확전이 가능한 옵션을 유지하는 전략적 메시지”라며 “새로운 리스크 완화 조치나 종전 선언을 기대했던 시장이 실망하며 유가가 급등했다”고 진단했다.

이날 국제유가 역시 장중 5% 넘게 급등하며 배럴당 105달러를 돌파했다. 박주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확실한 휴전 확인 전까지는 고유가 지속이 불가피하다”면서 “3월 OPEC 원유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이상 급감함에 따라 해협이 개방된 이후에도 상당 기간 고유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일 진정되는 듯 했던 원·달러 환율도 다시 튀어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화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8.4원 오른 1519.7원에 정규장을 마감했다. 장중 1520원선을 넘기도 했다. 

지수 떨어지자…개인 ‘순매수’ vs 기관·외인 ‘순매도’

수급은 투자 주체별로 명확히 엇갈렸다. 장 초반 코스피 상승세 속에서 차익 실현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은 지수가 하락 반전하자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적극적인 순매수에 나섰다. 이날 개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조2067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장 초반 순매수로 대응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던 기관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후 발 빠르게 매도우위로 전환했다. 여기에 11거래일 연속 ‘셀 코리아’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의 매도세까지 더해지며 지수를 압박했다. 대외 변동성이 커지자 기관과 외국인은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는 반면 개인은 낙폭 과대에 따른 반등에 베팅하며 매수에 나서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 1조4526억원, 1364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대체로 파란불을 켰다. 전날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이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5.91% 하락한 17만8400원에, SK하이닉스는 7.05% 떨어진 8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하락 속에서도 우주항공주는 동반 상승했다. 나사(NASA)의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된데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상장(IPO) 절차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호재가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6.3%) 한화시스템(0.31%) 현대로템(6.73%), 쎄트렉아이(2.01%) 등은 올랐다. 

이날 코스닥 지수도 트럼프 연설 이후 속절없이 무너졌다. 코스닥 지수는 이날 5.36%(59.84포인트) 급락한 1056.34에 거래를 마쳤다. 장 마감을 앞두고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최근 주가 급등에 지난 30일 신고가(123만3000원)를 경신하며 코스닥 시총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삼천당제약은 사흘 연속 큰 폭으로 밀려 지난 한 달 여 간의 상승폭을 거의 반납했다. 이날 삼천당제약은 전 거래일 대비 18.15% 떨어진 60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