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만 되면 시장 찾는 여야 지선 후보들…서울서도 ‘민생 점검’ 행보

때만 되면 시장 찾는 여야 지선 후보들…서울서도 ‘민생 점검’ 행보

6·3 지방선거까지 두 달…서울시장 후보군, 민심 잡기 경쟁 본격화
잇따르는 골목상권·전통시장 방문…전문가 “서민 이미지 부각 전략”

기사승인 2026-04-03 06:00:08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전 서울 도봉구 창동 ‘쌍리단길’을 찾아 민생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노유지 기자

“가게 안에 사람이 왜 저렇게 많아요? 카메라가 대체 몇 개야.”

2일 오전 서울 도봉구 창동의 한 의상실 앞을 지나던 시민이 “연예인이라도 왔냐”며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이날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른바 ‘쌍리단길’을 찾아 상인들과 만난 날이었다. 의상실부터 제과점, 음식점까지 총 3곳의 상점을 방문한 오 시장은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해 시 차원의 지원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6·3 지방선거를 두 달 남겨두고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의 지역 민심 잡기 행보가 잇따르고 있다. 본경선을 앞둔 서울시장 예비후보 또한 여야 구분 없이 전통시장·골목상권 방문 등 민생 점검에 나서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한 ‘서민적인 이미지’ 확보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오 시장은 이날 쌍리단길에서 상인회장과 상인들로부터 상권 운영 현황을 청취했다. 이 상점가는 지난 2019년 코로나로 인해 매출이 급감했으나 서울시 야간·음식 문화 활성화 사업 등으로 차츰 회복 중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같은 날 오 시장은 소상공인들과 오찬도 가졌다. 점심 메뉴는 일본식 카레라이스로, 지난달 열린 ‘소상공인 힘보탬 박람회’에 참석한 카레 전문 식당 점주가 동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전 서울 도봉구 창동 ‘쌍리단길’의 한 음식점에서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노유지 기자

현장을 방문한 오 시장은 “최근 관내 소상공인 5명 중 1명이 1년 안에 폐업을 고려할 정도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자금 지원, 특별 보증, 소비 촉진 등 시에서 다각적인 지원책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 정말로 필요한 것을 지원하기 위해 소상공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서울시장으로서 벌이는 현장 점검 행보는 사실상 이날이 마지막일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상 지자체장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선거일 60일 전부터 제한되기 때문이다. 다만 천재·지변 기타 재해가 있거나 긴급한 민원이 발생했을 때는 통·리·반장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축제 등 예정된 행사 일정은 당초 계획대로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박주민·전현희·정원오)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지난 3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 역시 지난 30일 정청래 당 대표와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을 찾았다. 높아진 물가로 인한 부담을 현장에서 직접 경청하겠다는 취지다. 예비후보 3명(박주민·전현희·정원오) 가운데 전 의원은 “(시장에서) 몇 가지를 샀는데 (상인이) 첫 번째 개시라는 말을 하며 어려움을 호소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게 정치이고 행정”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장사가 너무 안된다는 말이 많았다”면서 “수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내 유력 후보인 정 전 구청장도 “상인들이 말한 이야기 중 공감대가 필요한 일이 있고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며 “당장 해결 가능한 일들이 왜 아직도 안 풀리고 있는지 답답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민생 행보를 두고 서민적인 이미지 부각을 위한 ‘포지셔닝’이라고 평가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명확한 점은 국민이 ‘서민과 가까운’ 후보를 제일 좋아한다는 것”이라며 “서민과 함께하고 동행하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전통시장만 한 장소가 없다”고 진단했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추측하건대 마트나 백화점보다는 시장에 가서 시민들을 만나는 게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대부분의 후보는 사회·경제적으로 지위가 높지만, 시장 방문 등을 통해 서민적이고 호감이 가는 이미지를 획득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노유지 기자
youjiroh@kukinews.com
노유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