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발언 이후 단속과 가격 통제, 차량 규제까지 잇따라 시행되면서 정부 정책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그동안 ‘복지부동’이라는 비판을 받던 공직사회가 실제로 움직이자, 국민 생활도 달라지고 있다. 다만 관가에서는 업무 부담과 정책 완성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3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은 1~2주 안에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월24일 국무회의에서 하천·계곡 불법점용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전면 재조사를 지시하자, 행정안전부는 닷새 뒤인 3월1일부터 전국 단위 재조사에 착수했다.
유가 대응도 비슷한 흐름이다. 대통령이 3월5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유류 최고가격 지정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후, 산업통상자원부는 일주일 만인 12일 최고가격제를 발표했고 13일 0시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에너지 절약 대책도 빠르게 추진됐다. 3월17일 국무회의에서 “자동차 5부제나 10부제 등 다각도 대책을 마련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가 나오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4일 공공기관 차량 5부제를 발표하고 다음 날인 25일 즉시 시행했다.
이어 3월24일 국무회의에서는 공영주차장 이용 제한 방안까지 언급됐다. 이에 따라 기후부는 지난 1일 공영주차장 5부제 도입을 발표하고 오는 8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세종 관가 내부에서는 이러한 속도전에 따른 피로감도 빠르게 쌓이는 상황이다. 여러 정책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실무진의 업무 부담이 커졌다. 대통령 지시 속도를 맞추기 위한 긴급 대응이 일상화되는 분위기다.
정부 한 관계자는 “지시 나오면 바로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다. 중간에 검토할 시간도 부족하다”며 “속도 못 맞추면 뒤처지고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이전보다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 지난해 탄핵 정국 당시 정책 결정이 지연되고 추진력이 떨어졌던 것과 달리, 지금은 지휘 체계가 명확해 정책 집행 속도와 실행력이 모두 높아졌기 때문이다.
속도가 빨라진 만큼 정책 완성도에 대한 부담은 커졌다. 충분한 검토 없이 정책이 추진될 경우 현장 혼선이나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일부 부처에서 정책브리핑 과정에서 기자 질의에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속도가 중요한 국면인 건 맞는데 너무 급히 가면 현장에서 제대로 안 돌아갈 수 있다”며 “어느 정도는 검토하고 가야 하는데 그 균형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세종=김태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