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후 입법 매년 증가…규제 넘어 ‘산업 전환’으로 대응 고도화 [22대 돋보기]

[단독] 기후 입법 매년 증가…규제 넘어 ‘산업 전환’으로 대응 고도화 [22대 돋보기]

2024년 356건→2025년 432건→2026년 1분기 125건 ‘증가세’
여야, 기후 대응 ‘초당적 과제’로 인식…의원 연구모임도 활발
기후특위 출범 후 심사권 확보…주요 법안 처리 속도
기후테크·전환금융 등 산업 전환 뒷받침할 입법 잇따라

기사승인 2026-04-06 06:00:05
제22대 국회 개원 첫날인 2024년 5월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 개원 축하 현수막이 걸려있다. 박효상 기자

22대 국회 출범 이후 기후위기 대응 입법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환경 규제를 넘어 탈탄소, 전환금융 등 산업 구조 전환을 겨냥한 법안까지 잇따르면서 국회의 기후 대응이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으로도 고도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쿠키뉴스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회는 2024년 5월30일부터 올해 1분기(3월 31일)까지 총 1만7446건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 가운데 제안명·제안 이유·주요 내용에 ‘기후 위기·녹색·친환경·재활용·재생에너지·탄소중립·탈탄소·온실가스’ 등의 키워드가 포함된 기후 관련 법안은 913건으로 집계됐다.

22대 국회 들어 기후 입법은 증가세를 보였다. 개원 첫해인 2024년 356건에서 2025년 432건으로 늘었고, 2026년에는 3개월 만에 125건이 발의됐다.

기후 입법은 특정 진영에 국한되지 않았다. 위원장 발의 법안을 제외하고 기후 법안에 대표 발의자로 참여한 국회의원은 총 179명에 달했다.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558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국민의힘(242건)을 비롯해 조국혁신당(24건), 진보당(15건), 개혁신당(15건), 기본소득당(5건), 무소속(2건) 등 원내 대부분 정당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기후위기 대응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여야를 넘어 국회 전반의 공통 의제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회 내 관련 논의도 활발하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국회기후변화포럼’에는 대표의원인 한정애 의원을 포함해 총 36명(정회원 10명, 준회원 26명)이 참여하고 있다. 또 다른 연구단체인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에는 대표의원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포함해 총 54명(정회원 33명, 준회원 21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흐름은 국회 차원의 특별위원회 구성으로도 이어졌다. 22대 국회는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을 포함한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종합 점검하고, 제도 개선과 정책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기후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기후특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총 20명으로 구성됐다. 더불어민주당 11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2명이다. 활동 기간은 올해 5월 29일까지다. 특히 이번 특위는 이전 국회 기후특위와 달리 법안 심사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등 주요 법안에 대한 심사권을 갖고, 기후대응기금 운영계획에 대해서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이 같은 변화는 가시적 성과로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기업에 무상 할당하는 온실가스 배출권 비중을 법률로 규율하는 내용을 담은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 폭염·폭우 등 기후재난에 취약한 계층 보호를 국가의 책무로 명확히 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이 기후특위에서 여야 합의로 심사돼 본회의를 통과한 사례로 꼽힌다.

이재명 정부는 역대 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출범시키며 기후 대응 체계를 전면 재편했다.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기후’를 핵심 의제로 강조해온 만큼, 이번 정부의 상징적인 개혁 조치로 평가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후와 에너지 정책을 통합·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서 탄소중립과 녹색성장 전략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같은 기조에 발맞춰 탈탄소와 기후금융 등 실질적인 산업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한 법적 기반 마련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탄소중립산업 육성 및 기업의 탈탄소 전환 촉진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을 발의해 기후테크 등 탄소중립 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하고, 온실가스 배출 기업의 탈탄소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적 지원 체계 구축에 나섰다.

재정·금융·세제 지원과 규제 개선을 통해 산업 전환을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해 기후금융 촉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공공·민간 금융을 연계한 저탄소 전환 지원 체계 구축에 나섰다.

국회 기후특위 소속 한 의원은 쿠키뉴스에 “최근 기후 관련 입법이 늘고 있는 것은 기후위기 대응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며 “폭우·폭염·산불 등 기후 재난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국회의원이 대응할 수 있는 대표적 수단이 입법인 만큼 관련 법안 발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난해 기후특위 출범 이후 법안 심사권까지 확보되면서 탄소중립기본법과 배출권거래제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