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15·A-10 이란서 격추…호르무즈 일본·프랑스 선박 통과

美 F-15·A-10 이란서 격추…호르무즈 일본·프랑스 선박 통과

기사승인 2026-04-04 10:18:30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군이 “방공망을 무력화했다”고 밝혀온 이란 상공에서 F-15 전투기와 A-10 공격기가 잇따라 격추됐다. 개전 이후 미 군용기가 적의 공격으로 추락한 것은 처음이다. 같은 시기 사실상 봉쇄 상태였던 호르무즈해협에서는 일본과 프랑스 선박이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전투기 잇단 격추…‘제공권 장악’ 흔들

CBS뉴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공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은 3일(현지시간) 이란 남서부 상공에서 격추됐다. 이란 국영매체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대공 사격에 의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CNN은 공개된 잔해 사진이 F-15E 기종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해당 전투기에는 2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중 1명은 비상 탈출 후 미군 구조작전에 의해 구출됐다. 수색 과정에 투입된 HH-60G 헬기 역시 공격을 받아 일부 인원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1명은 실종 상태다. 이란 측은 실종자를 넘기면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A-10 선더볼트Ⅱ 공격기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격추돼 바다로 추락했다. 미 당국자들은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을 통해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조종사는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전술적 손실을 넘어, 그간 미군이 강조해온 ‘이란 방공망 무력화’ 평가에 균열을 내는 장면으로 읽힌다. 개전 이후 이란의 해·공군과 방공체계를 상당 부분 제거했다는 설명과 달리, 실제 전장에서는 여전히 위협이 유효하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정보당국 역시 이란이 상당량의 미사일과 드론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세 높이는 미·이란…휴전 협상도 교착

전황의 긴장도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이틀 전 “향후 2~3주간 매우 강력한 타격”을 예고했고, 이후 미군은 테헤란 인근 교량을 공습하는 등 공세 수위를 끌어올린 상태다. 이란 역시 미 전투기 격추로 대응 능력을 과시하며 맞섰다. 양측 모두 한 발 물러서기보다 ‘힘의 과시’를 택한 흐름이다.

종전 협상을 둘러싼 신경전도 격화되고 있다. 이란 관영 파르스통신은 미국이 제안한 48시간 휴전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오는 6일 종료되는 에너지 인프라 공격 유예 시한까지 겹치면서, 이번 주말이 전쟁의 중대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투기 격추가 협상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 우리는 전쟁 중”이라고 일축했다. 이후 소셜미디어에 “KEEP THE OIL, ANYONE?”이라는 글을 남기며 전후 에너지 이해관계를 둘러싼 메시지를 던졌다.

막혔던 호르무즈, 일부 선박 통과…해상 긴장 변수

이런 가운데 해상에서는 다른 흐름이 포착됐다. 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해운사 상선미쓰이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호르무즈해협을 벗어났다. 이 선박은 파나마 선적 ‘소하 엘엔지(SOHAR LNG)’호로, 페르시아만 일대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상선미쓰이 측은 해당 선박이 “위험 수역을 이탈했다”고 밝혔으나, 운항 안전을 이유로 통과 시점이나 목적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선원과 선박 모두 안전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전쟁 발발 이후 일본 관련 선박이 해당 해협을 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일본 외무성은 지난 3월 17일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호르무즈해협 내 모든 선박의 안전 확보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이란 측은 일본 선박 통항 허용 의사를 밝히며 일부 완화된 입장을 보였다.

전날에는 프랑스 해운 대기업 CMA CGM 소속 컨테이너선도 전쟁 이후 처음으로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전쟁 이후 사실상 해협 통행을 제한해 왔으며, 최근에는 파키스탄·중국·인도·튀르키예 등 우호국 선박에 한해 선별적으로 통과를 허용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동맹국인 프랑스와 일본 관련 선박까지 해협을 지난 점은 의미 있는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이란은 최근 오만과 함께 ‘호르무즈해협 선박 통행 감시 프로토콜’을 마련했다고 밝히며 “안전한 항행 보장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배럴당 약 1달러 수준의 통행료 부과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