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대표이사 사장 김성기입니다. 1988년 창간 때 입사한 뒤 사반세기 동안 여러분과 동고동락해 오다 경영책임을 맡은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또한 회사가 처음으로 소유와 경영을 명시적으로 분리한 점, 사원 출신 사장을 선임한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새로운 신문을 만들고, 창간정신을 되새기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입니다.
며칠 전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되고 나서 먼저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했습니다. 국민일보가 빨리 지금의 난국을 극복, 창간목적에 따라 하나님의 공의를 굳게 세우고 기독교를 대변하는 강한 신문으로 서도록 해달라고 매달렸습니다. 아울러 저에게 지혜를 더해주시어 회사를 바른 길로 이끌어가되 교만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경영자로서 신의성실의 의무를 다함으로써 화합을 이루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노동조합의 파업이 석 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노사갈등의 골이 깊어져 있습니다.
선·후배와 동료들 사이에도 불신과 대립이 쌓여 말을 건네기도 서먹서먹할 지경입니다. 조상운 노조위원장 해고의 정당성에 손을 들어준 중앙노동위원회 결정은 앞으로 우리의 노사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방향을 제시해주었습니다. 우리의 공동 목표는 특정인의 거취문제를 넘어서 좋은 신문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저는 노조 조합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지금 노조는 무엇 때문에 파업이라는 극한적 투쟁을 지속해야 하는지. 국민일보가 교회를 대변하는 소명을 수행하기에 앞서 비판의 칼날부터 세워야 마땅한지. 국민일보 편집권이 파업이 아니면 보전하기 어려울 만큼 침해를 받았고 그렇게 허약했는지. 그리고 전임 최고경영자가 노조위원장으로부터 그토록 거친 비난과 막말을 들어야 할 정도로 회사 경영에 소홀한 채 개인의 영달만을 추구했던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질문은 노조를 비판하자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현재서 있는 위치를 냉철하게 돌아보고 일방적 주장이나 선입견을 배제한 채 정확히 판단해 보자는 취지에서 한 것입니다.
노조에 당부합니다. 이제는 파업을 접고 업무에 복귀하기 바랍니다. 근거 없는 비방과 허상에 몰두할 때가 아닙니다. 사실에 근거한 조합원 여러분의 판단이 절실합니다. 파업에 반대해 신문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임직원들이 자리 지키기에 급급해 노조를 외면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그동안 변함없이 회사에 몸담아 오면서 무엇이 국민일보를 살리는 길인지 치열하게 고민해온 분들입니다. 설립자에게 근거 없는 모함과 비방을 퍼부으면서 퇴진을 요구하는 게 국민일보 기자의 윤리의식일 수는 없다고 믿는 임직원들입니다.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에게 당부합니다. 빨리 복귀해 신문발행을 정상화하고 건강한 노사관계를 회복해야 합니다. 그게 건강한 신문을 만드는 유일한 길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복귀하면 대화를 통해 그간의 갈등을 극복하고 비온 뒤에 땅이 굳듯 다시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다시 한 번 호소합니다. 빨리 복귀하십시오. 마냥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다시 경쟁에 나서기 위해 조직을 속히 추슬러야 합니다.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습니다. 회사는 아울러 가장 어려운 시기에 신문제작등 소임을 충실하게 수행해준 사원들의 노고를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2012년 3월 15일
국민일보 대표이사 사장 김성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