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프로배구 정규리그의 왕좌를 놓치지 않은 삼성화재 신치용(59) 감독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신 감독은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하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뒤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시즌 중반에 트레이드를 처음 해봤는데 부담스러웠다. 팀워크가 하나로 결집하는데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고민도 많이 했다”며 힘들었던 시즌을 되돌아봤다. 이어 “정규리그 우승은 쉽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꾸준히 선수들이 노력해준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신 감독은 전체 판도를 ‘1강 2중 4약’으로 조망하면서 삼성화재는 ‘4약’ 중 하나라고 말했었다. 실제로 삼성화재는 리베로 여오현(이적), 레프트 석진욱(은퇴) 등 주축 수비 라인이 잇달아 팀을 떠나 전력이 크게 약화된 터였다.
신 감독은 이날 “우리는 4약이 맞다. 현대가 가장 강하고 다음이 대한항공·우리카드라고 한 예상대로 시즌이 흘렀다. 객관적인 전력을 놓고 봤을 때 우리를 우승팀이라고 인정하는 감독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삼성화재가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가 전력 역화에도 불구하고 다시 정규리그 정상에 오를 수 있던 원동력으로 신 감독은 결속력을 꼽았다. 신 감독은 “정규리그는 일정이 길어 피로가 많이 쌓이고, 짜증나는 일이 많다. 비슷한 경기력이라면 팀워크가 좋은 팀이 우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화재 특유의 강점인 팀워크조차도 올 시즌에는 지키기 쉽지 않았다는 신 감독의 평가다. 신 감독은 “시즌 중간에 트레이드를 처음 했는데 팀을 하나로 결집하는 것이 잘 안되고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다. 그리고 4라운드 후반에 첫 연패를 당했을 때 가장 휘청거렸다. 다행히 올스타 브레이크를 마치고 현대캐피탈과 치른 천안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우리에게 기회가 왔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에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다. 그는 “오늘은 오늘일 뿐, 내일부터 챔프전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술적으로는 새로 나올 것이 없고, 선수들의 집중력 등 기본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한편 이날 삼성화재에 1위를 내준 현대캐피탈의 김호철 감독은 “오늘 경기는 삼성화재가도 잘했지만 하고자 했던 플레이가 전혀 안 되는 등 우리 잘못이 컸다. 일단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고, 챔프전에서 만난다면 더 잘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