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유니폼을 입은 박명환은 지난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친정팀 LG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했다. 무려 3년 8개월만에 마운드에 선 그는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부활 가능성을 보여줬다. 구속이나 구질로 볼때 NC 불펜 활약이 기대된다.
6년만에 SK 유니폼을 입고 복귀한 신윤호와 2012년 은퇴 이후 넥센에서 코치를 맡다 올 시즌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에 들어간 김수경도 정규리그 활약이 기대된다. 이들의 복귀는 지난해 손민한(NC)의 재기가 자극이 됐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롯데에서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전국구 에이스’로 불렸던 손민한(39)은 2009년 어깨 수술을 받고 내리막길을 걷다 2011년 롯데에서 방출됐다. 이후 여러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신생구단 NC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 복귀했을 때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는 복귀 전보다 더 빠른 공을 뿌렸다. 선발로 돌아와 6월 한 달 동안 4경기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77을 기록했다. 이후 불펜의 중심으로 활약했고 지난해 5승6패 9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43의 좋은 성적을 냈다.
야구 전문가들은 올 시즌 올드보이 투수들의 재기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투수는 잠시 은퇴해도 단시간에 투구 감각을 찾을 수 있다. 게다가 쉬면서 손상됐던 팔꿈치나 어깨가 회복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상대 타자와의 수싸움에 능한 노련미도 장점이다. 이들의 무기는 야구에 대한 절실함이다. 이들은 명예 회복을 위해 고통스런 시간을 참아내며 재활과 훈련을 해냈다. 와신상담을 한 올드보이들의 활약이야말로 올 시즌 프로야구의 재미 가운데 하나가 될 것 같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