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불펜이 승부 가른다… 타자 강해졌는데 월요일 경기로 투수는 더 힘들어져

[프로야구] 불펜이 승부 가른다… 타자 강해졌는데 월요일 경기로 투수는 더 힘들어져

기사승인 2014-04-02 16:14:00
[쿠키 스포츠] “올 시즌 프로야구 판도는 불펜에서 갈릴 것 같다.”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선동열 KIA 감독은 올 시즌을 이렇게 전망했고, 다른 구단 사령탑들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외국인 타자의 등장으로 화력이 상승한 반면 월요일 경기 등으로 투수 운용이 한층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매일 경기에 나서야 하는 계투진이 얼마나 안정적이냐가 올 시즌 판도를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전에도 한국 프로야구는 필승계투조를 가진 팀이 강팀으로 군림했다. 상위권과 중위권 팀은 대개 선발, 수비, 주루, 공격력 등이 비슷하다. 그래서 순위의 차이는 대부분 불펜에서 결정됐다. 2000년대 후반을 지배한 SK는 정대현, 송은범, 엄정욱, 박희수, 정우람, 이승호, 전병두로 이어지는 철벽 계투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2010년대 들어 1인자가 된 삼성은 안지만, 권혁, 권오준, 정현욱, 오승환으로 이어진 조합을 앞세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 시즌도 불펜 싸움이 중요한 승부처가 되고 있다. 개막 이후 1일까지 12경기에서 9개 구단의 평균자책점은 4.59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무려 5.91로 블론세이브도 3개나 나왔다. 한화의 경우 2경기 연속 불펜의 방화에 울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한화의 행보가 여전히 험난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한화는 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다 잡은 승리를 허무하게 놓쳤다. 한화는 선발 유창식의 호투와 타선의 활약을 앞세워 5회까지 4-0으로 여유있게 앞서나갔다. 하지만 5-2로 앞선 8회 김혁민, 박정진, 송창식을 모두 투입하고도 2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무려 4실점을 내줬다. 나오는 투수마다 볼넷 또는 안타를 내줬다. 특히 송창식은 8회 김상수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뒤 9회에는 박석민과 최형우에게 연이은 실투로 백투백 홈런을 허용했다. 결국 한화는 5대 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한화는 이미 전날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불펜이 붕괴되며 역전패를 허용했었다. 5회까지 2-0 리드했던 한화는 이후 5명의 불펜이 무려 10실점하는 난조 끝에 2대 11로 완패했다.

비록 블론세이브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1일 두산과 넥센의 경기 역시 불펜 때문에 승부가 갈렸다.

두산은 3-2로 앞선 6회말 2사 후 선발 유희관이 유한준에게 2루타를 맞자 홍상삼을 마운드에 올렸다. 홍상삼은 허도환과 서건창에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더니 이택근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다. 이어 윤석민에게 만루홈런을 맞았다. 이 홈런 한 방으로 승부는 사실상 결정됐고, 넥센은 8회 2점을 더 추가하며 9대 3 승리를 거뒀다.
9개 구단 사령탑은 올 시즌 내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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