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는 9일까지 39경기를 치렀다. 그동안 나온 실책은 모두 64개로 경기당 평균 1.64개나 된다. 9개 구단 총 실점이 413점인데, 투수의 자책점이 357점이고 나머지 56점은 실책에서 나왔다.
실책 수는 꼴찌인 한화가 13개로 가장 많고 3위를 달리는 롯데가 2개로 가장 적다. 현재 전체 순위 1위인 SK가 8개로 9개 구단 중 세 번째로 많은 것도 이색적이다. 하지만 SK의 실책은 초반 4경기에 6개가 집중돼 있고, 이후 6경기에서는 2개에 불과하다. 그리고 최근 실책 2개는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는 실책이었다. 수비가 점차 안정된 것이 SK가 1위를 달리는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된 셈이다.
반면 한화가 지난 겨울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도 불구하고 초반부터 꼴찌에 머무르는 것은 수비 불안 때문이다. 사실 한화의 수비 불안은 벌써 몇 년 전부터 계속된 고질적인 약점이다. 개막 이후 9경기를 치른 한화의 6패는 모두 실책과 관련이 있다.
한화는 지난 4~6일 SK와의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하는 동안 무려 27점을 허용했다. 마운드가 불안한 탓도 있지만 경기 내용을 꼼꼼히 보면 야수들의 실책으로 자멸한 경기들이었다. 당시 3일 동안 무려 9개의 실책이 나왔다. 8일 NC전에서 오랜만에 집중력을 보인 한화는 6대 2 승리를 거두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그러나 9일 또다시 실책을 저지르며 무너졌다. 한화는 이날 1-1 동점이던 5회말 우익수 정현석의 실책성 플레이로 2점을 내줬고, 6회말 유격수 송광민의 실책으로 3점을 허용하며 6대 2로 패배했다.
특히 송광민의 실책은 너무 잦다. 개막 후 출전한 8경기에서 실책 8개를 범했으며, 실점으로 이어진 것도 5번이나 된다. 송광민은 지난해 6월 군제대 후 77경기를 유격수로 뛰었고, 실책은 6개뿐이었다. 2009년에는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 116경기에서 실책 14개로 막았다. 어깨가 강하고 폭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데 올해는 이유없이 실책을 쏟아내고 있다. 게다가 실책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감까지 잃었다. 이 때문에 송광호를 군 입대 이전 포지션인 3루수로 보내는 게 최선이란 지적이지만 이미 3루수엔 김회성이 자리잡고 있어 고민이다. 다만 지금처럼 실책을 반복할 수는 없어 조만간 야수진에 변화가 예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