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오승환은 한국에서 150km를 넘는 직구를 앞세워 역대 최고 마무리로 군림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시즌 초반 직구 위주의 승부를 펼치다 고전했다. 일본 타자들은 오승환의 직구를 번번히 커트해냈다. 첫 세이브를 올린 지난달 29일 요미우리전에서 오승환은 1이닝 동안 무려 32개의 공을 던지기도 했다. 그리고 3일 주니치전, 9일 요코하마전에서도 직구 승부를 펼치다 실점을 했다.
오승환의 구종이 단조로운 것은 일본 진출 전부터 우려됐던 부분이다. 정교한 일본 타자들에겐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직구로 승부하다 쓴 맛을 본 오승환은 슬라이더와 스플리터 등 변화구를 구사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요미우리전에서 32개의 공 가운데 직구가 28개, 슬라이더가 4개였던 오승환은 지난 20일 야쿠르트전에서는 9개의 공 중 직구가 3개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 시즌 홈런왕(아시아 최다 60개) 블라디미르 발렌틴에게는 초구 146km 직구를 던진 뒤 계속해서 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130km 후반대 슬라이더를 던져 4구째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이로써 오승환은 사흘 연속 세이브를 올리며 시즌 5세이브(1승)째를 기록했다.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으로 평균 자책점도 3.00에서 2.70으로 떨어졌다.
일본 언론도 오승환의 변화구에 주목하고 있다. 산케이스포츠는 오승환이 스플리터로 세이브를 올린 지난 11일 “오승환이 2년 전 두산 수석 코치였던 이토 쓰토무 현 지바 롯데 감독에게 ‘앞으로 일본에서 뛰고 싶은데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알려 달라’고 조언을 구했다”며 “오승환은 현재 시즌 중에도 후쿠하라 시노부(한신 불펜)에게 포크볼 그립을 배우는 등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며 오승환의 변화구 장착을 높이 평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