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성 천모씨는 2004년 유방암 수술을 하고 완치판정을 받았으나, 2010년 병원 정기검진 후 이어진 복강경 수술 과정에서 위암의 장간막 파종성 전이 소견을 받았다. 수술 후 위의 종양은 제거할 수 있었으나, 장간막에 퍼진 종양은 어떻게 손을 댈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부작용을 견디기 힘들었고, 결국 내성에 의해 치료를 중단, 여명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위암으로 인한 사망자 중 상당수는 천씨처럼 더 이상의 병원치료를 받기 어려운 상태의 환자들인 것으로 보인다. 국립암센터에서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위암의 경우 수술이 가능한 3A기 이전의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이 50%, 2기 이전의 경우 70%에 육박하지만, 3B기나 4기 환자로 갈수록 30%, 10%로 계속해서 낮아진다. 또한 수술을 한 후 전이되어 재발한 경우 역시 마찬가지로 반응이 좋지 않다.
천씨는 남은 기간 삶의 질을 고려한 완화의료를 알아보던 중 옻나무 추출물을 활용한 한방암치료에 대한 개념을 접했다. 처음에는 오랜 항암으로 인한 부작용과 통증 완화를 위해 치료를 시작했으나, 6개월이 지난 후 받은 병원검사 결과는 놀라웠다. 장간막에 전이된 종양이 없어졌다는 것이었다. 천씨는 현재까지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관해(CR)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옻나무 추출물을 활용한 치종단, 치종탕, 넥시아 등의 한방암치료제들은 신생혈관억제 효능, 항산화 효능 등을 근거로 위암, 폐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에 두루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간접적인 효능만으로는 천씨와 같은 경우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하나통합한의원 김보근 원장의 생각이다.
김보근 원장은 “옻나무 추출물을 활용해서 많은 환자를 보아왔지만, 기존에 설명하던 신생혈관억제 효능이나 항산화 효능만으로는 암이 완전히 관해되는 사례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분명히 직접적인 항암작용을 하는 기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다행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SCI(E)급 국제 학술지 BMC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에 게재가 확정된 논문을 통해, 옻나무 추출물을 활용한 한방치료제 치종단Ⅱ(일명 티버스터)의 천연물 항암제로써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보근 원장은 “치종단Ⅱ(일명 티버스터)가 caspase 단백질 활성과 ribosome 생성관여 단백질을 억제하여 자연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을 통해 항암작용을 보인다”며 “이러한 결과는 한방암치료, 혹은 암환자의 한방병행치료의 유효성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