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만 허락한 퍼펙트 게임=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회까지 단 1명의 출루도 허락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류현진의 경기 내용을 실시간으로 올리며 초미의 관심을 드러냈다. 선발 투수가 단 한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고 무안타, 무사사구, 무실책으로 승리한 게임을 일컫는 퍼펙트 게임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기 때문이다. 완벽한 투구를 한 투수만이 얻을 수 있는 대기록인 동시에 야수들의 도움과 운도 따라야 한다. 1869년 출범해 14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23명밖에 달성하지 못했으며 우리나라에선 아직 1명도 없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아시아 투수 가운데 구로다 히로키와 다르빗슈 유(이상 일본)가 퍼펙트 게임에 거의 근접한 적이 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류현진도 8회 첫 타자 토드 프레이저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퍼펙트 게임의 꿈을 날렸다. 기록이 깨지자 흔들린 류현진은 후속 타자 라이언 루드윅에게 좌전안타, 크리스 헤이시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첫 실점을 했다. 이어 브라이언 페냐에게 추가로 좌전안타를 맞고 브라이언 윌슨과 교체됐다. 소방수 윌슨이 불을 끄기는 커녕 2실점하는 바람에 다저스는 3-4로 쫓겼다. 윌슨의 뒤를 이어 등판한 투수 켄리 얀선은 1점차 리드를 지켜냈다. 이로써 류현진은 7⅓이닝 3피안타 7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5승째를 올렸다. 올 시즌 3번의 홈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했던 류현진은 그동안의 부진을 완전히 씻고 다시금 홈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되찾았다.
류현진은 150㎞대의 묵직한 직구와 느린 커브로 신시내티 타선을 요리했다. 총 투구 수 95개 중 패스트볼(직구)이 48개(51.6%)였으며 평균 구속은 149㎞(92.5마일)나 됐다. 최고 구속은 153㎞였으며, 시속 150㎞를 넘는 공이 26개나 됐다. 직구 외에 커브 21개(22.1%), 체인지업 17개(17.9%), 슬라이더 9개(8.4%)를 던졌는데 커브가 특히 위력적이었다. 150㎞대의 직구와 110㎞대의 커브에 신시내티 타자들은 번번이 타격 시점을 놓쳤다.
◇7회말 공격이 ‘독(毒)’=류현진의 퍼펙트 행진이 8회초 좌절된 것에 대해 현지 언론과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다저스의 7회말 공격이 지나치게 길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CBS 스포츠는 “다저스가 3점을 뽑아낸 7회말 공격은 27분 이상 소요됐다”며 “7회말이 길게 늘어진 탓에 류현진의 리듬이 깨지면서 퍼펙트 행진에서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첫 안타를 맞으니 대기록이 아무나 세우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7회까지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구였지만 8회 첫 안타를 맞은 뒤 집중력을 잃었다”고도 했다. 7회 다저스의 공격이 길어져 리듬이 끊긴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 팀 공격이 길어지는 일은 예사인데 내가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