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미국 엠디앤더슨암센터 연구진과 수행한 임상연구를 통해 암 발생과 전이를 촉진시키는 물질(NF-kB)을 억제시키는 한약제의 효과를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은 최근 한방암센터 한방내과 윤성우 교수(사진)팀이 암 치료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의 미국 텍사스의대 엠디앤더슨암센터 바랏 B. 아가왈(Bharat B. Aggarwal) 교수팀과 공동으로 한의학 암 치료와 암 예방 효과에 대한 기초,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통합종양학 분야의 유명 저널(Integrative Cancer Therapies (Impact factor 2.354, SCIE)에 게재됐다. 또한 엠디앤더슨암센터가 지난 2월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한 국제암중개학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Translational Cancer Research)에 초청돼 구두 발표를 실시했다.
◇한약재의 암 발생, 전이 억제 효과 입증…한의학적 암 치료, 새로운 견해 제시
연구팀에 따르면 암 환자의 경우, 우리 몸 세포 내에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물질(NF-kB)이 지속적으로 항진되어 만성염증과 함께 암의 발생과 암의 전이를 촉진시킨다.
이와 관련 바랏 아가왈 교수팀이 확인한 결과 NF-kB를 억제시키는 한약재들은 약 30종(뇌공등, 와송, 건칠, 필발, 상황, 오수유, 정향, 유향, 용규 등)이다. 이는 전통적으로 암 치료에 많이 사용돼 왔고, 현재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암센터에서 암환자에게 처방하는 해암탕(解癌湯)의 근간이다.
이러한 한약재들은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의 가장 큰 문제점인 정상세포의 손상을 막아주고, 다약제 내성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의 치료 효과는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성우 교수는 “이러한 한약재를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와 병행했을 경우 부작용은 줄이면서 생존기간은 연장시키게 된다”며 “암성통증, 암성피로, 식욕부진, 전신쇠약과 같이 암환자들의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들은 다양한 한의학적 치료들로 많이 개선될 수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들도 같이 발표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암이 발생하는 체내 환경의 개선뿐만 아니라 암세포의 억제와 함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이 균형 있게 유지돼야만 암환자의 생존기간이 연장되고 삶의 질이 상승된다는 ‘한의학적 암 치료원칙’을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윤성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서 우리나라 전통한의학의 독창적인 암 치료개념을 널리 알리고 현재 고착상태에 빠져있는 현대적 암 치료의 접근방법에 대해 새로운 견해를 제시했다”며 “전통적으로 암 치료에 사용돼 왔던 한약재들이 과학적으로도 실제 암을 억제하고 암환자의 생존을 늘린다는 것을 증명한 매우 가치 있는 연구”이라고 강조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