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바쁘고 전쟁터처럼 치열하게 살고 있다. 어른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아이들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야 할 일이 있고, 심지어 노는 것도 친구들의 시간에 맞추거나 놀이활동을 할 수 있는 학원에 가야만 놀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다 보니 예전에 없었던 이상한 질환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틱장애’다. 틱장애는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근육틱과 음성틱으로 나뉘는데 근육틱은 가볍게는 눈을 자주 깜빡거리는 것에서부터 고개를 끄덕이거나 길을 가다가 펄쩍 펄쩍 뛰는 심한 것에 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음성틱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거나 혹은 고함치듯 큰소리를 외치거나 욕설을 하는 것인데 이 질환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부모가 보기에는 마치 장난치는 것 같기도 하고 잘못된 버릇으로 오해하여 많이 꾸중하기도 한다.
부산틱장애 치료 프라임한의원 천영호 원장은 “틱은 잠시 동안 참을 수 있거나 그 증상을 위장할 수 있기 때문에 잘못된 버릇 혹은 습관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하지마는 틱은 습관과는 다른 질환으로, 이를 꾸중하거나 참아라고 하는 것은 틱장애를 더 악화 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틱증상이 나타나면 부모는 당황해서 어떻게 할지 몰라 아이를 다그치기도 하다가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 아이가 싫어하는 학원을 줄여주고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낼려고 노력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하면 상당수는 증상이 가벼워지게 되는데 문제는 이러한 생활을 꾸준히 지속하기 힘들다는데 있다.
아이는 점점 학원을 안가려고 하고, 점점 자기 맘대로 모든 것을 하려고 하여 부모의 인내심이 바닥이 날 때 쯤이면 다시 틱증상이 악화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혹은 아이가 원하는 대로 다 들어주어도 틱이 낫기는커녕 더 심해지는 아이들도 많다는 것이다.
이 상황이 되면 부모는 이 틱장애를 과연 치료해야 할것인가 좀 더 두고볼 것인가? 두고본다면 어디까지 두고봐야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놔두면 저절로 나을 것 같은데 증상은 점점 더 심해지면 부모로써는 힘든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이대로 놔두었다 자칫 성인틱으로 갈까 두렵고, 혹시 저절로 사라질 수도 있는 틱을 치료하러 갔다가 아이에게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닐까 참으로 고민스럽다.
틱에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는 천영호 원장은 “틱이 발생한지 1개월이 지나지 않은 경우, 틱이 발생한지 3개월이 지났지만, 그 증상이 미약해서 본인도 인식할 수 없고 타인이 보아도 잘 모를 정도인 경우, 틱증상이 비록 타인의 눈에 띄일 정도로 증상이 심하지만 본인이나 부모는 그것을 불편하다거나 정서적으로 아무런 불편이 없는 경우라면 굳이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틱이 발생한지 1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으나 증상이 너무 심해서 외출을 하기가 곤란하거나 사고의 위험이 있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 틱이 발생한지 1개월이 지났고 그 증상으로 인해서 본인의 불편을 느낄 경우, 틱이 발생한지 1개월이 지났는데 그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경우, 틱이 발생한지 3개월이 지나도 그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타인이 보아도 인식할 정도인 경우, 틱의 증상이 발생한지 1년이 넘었다면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천영호 원장은 “틱은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어쩌면 피할 수 없는 힘든 과정인지 모른다. 틱을 치료해야 할지 좀더 기다려야 할지를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완벽한 정답이란 있을 수 없겠지만 참고할 만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