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 없다”를 외치던 개그맨 겸 영화감독 심형래(56)가 시청자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를 맞이하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데요. 개그계의 거장이었던 심형래의 복귀에 의견이 엇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난 5일 브라운관에서 심형래의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SBS ‘한밤의 TV 연예’에 출연한 그는 개그맨으로 재기를 선언하며 “악극 형식의 ‘돌아온 영구쇼’로 전국투어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심형래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겠다”며 “나는 영구 분장했을 때가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습니다. 방송에 나온 그의 모습은 한껏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이어 “내 몸 자체가 재산이다. 이걸 이용해서 멋지게 재기해 은혜 받았던 것 10배 이상 환원하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엇갈린 목소리를 냈습니다. “반가워요. 복귀해서 다시 일어나 주세요” “힘내세요” “이제는 개그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어렸을 적 영웅이었던 심형래가 돌아왔다” “응원합니다” 등의 의견이 있었던 반면 “디워가 나왔을 때 국민들은 일부러 극장에 찾아가 영화를 봤다. 하지만 심형래는 직원들의 급여 체납하고 카지노에 갔지” “디워2 제작하려 코미디계로 잠깐 돌아온 거냐” “자숙이나 해라” “아쉬울 때 찾는 게 개그?” “애국심, 추억에 이어 이제는 동정인가?”라는 쓴소리도 들어야 했습니다.
심형래가 이토록 비판을 받는 것은 영화에 얽힌 문제들 때문입니다. 그는 지난해 자신이 설립한 영화사 ‘영구아트’ 직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 체납 혐의로 고소를 당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영화 흥행실패 등으로 법원에 개인파산 선고와 170억 원의 채무를 탕감받기도 했죠. 그랬던 그가 지난 6월 ‘디워 2’ 제작 소식을 알렸습니다. 심형래는 “여러 곳에서 투자를 받아 디워 2를 제작한다”며 “디워2는 스파이더 맨3의 시각효과를 맡은 데이비드 에브너가 CG를 맡을 계획이고 출연을 염두에 둔 배우도 A급”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100억을 투자하지만 1000억이 돼서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죠. 당시 그의 기사에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네티즌들은 “안타깝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과거 심형래가 최고의 코미디언이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런 그가 다시 복귀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도 좋은 일이죠. 하지만 나쁘게 굳어진 이미지를 지우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심형래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이네요.
민수미 기자 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