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교수는 편지에서 당시 급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박 교사는 “복통을 호소하는 어린제자와 함께 군함으로 이동하면서 거친 파도와 싸우며 현장을 수습하고 계시는 많은 해양 경찰대원과 해군들을 보았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또 해경들과 유독 사이가 좋은 섬 아이들의 애틋한 마음도 전했다. 박 교사는 “이곳 가거도초 아이들은 지역적인 특성으로 인해 유난히도 해경경찰들과 많은 사연을 가지고 있다”며 “해경경찰에서 응급헬기로 위급한 부모님을 이송하던 중 가슴 아픈 사연을 접한 아이, 임신한 어머니가 악천우로 인해 헬기 대신 경비정을 타고 나가다가 출산해서 바다가 고향인 아이, 멀고도 아득한 섬마을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는 아픔과 사연이 곳곳에 묻어있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편지 말미에 이번 일로 희생한 해경에 대한 고마움과 슬픔을 전했다. 박 교사는 “숭고한 희생을 곁에서 지켜보니 지금 제자 사랑에 더 많은 열정을 쏟아 붓지 못하는 저의 모습이 너무나 부끄럽게 여겨진다”며 “대한민국의 미래인 어린 아이 한 명을 살리기 위한 숭고한 사랑과 열정을 본받겠다. 지금도 거친 해무, 거친 파도와 싸우고 계시는 여러분, 힘내십시오. 감사합니다”고 전했다.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