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증상 호전 불구 지나친 비관·약물에 의존

치매 증상 호전 불구 지나친 비관·약물에 의존

기사승인 2016-01-30 00:59:55

[쿠키뉴스=김단비 기자] 치매환자를 보는 몇 곳의 병원이 새로운 치료 약물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효과적이지 않은 기존 치료제에 의존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향정신성약물을 사용해 약물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다.

치매는 조기에 진단해 빨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치매의 정확한 진단만큼 중요한 것이 치매의 종류를 구분하는 일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알츠하이머 치매 외에 전두엽의 기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 전두엽 치매와 루이소체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 여러 다양한 원인의 치매가 있다. 또한 갑상선 기능 이상 등 원인질환에 의해 인지기능 저하가 유발된 경우도 있다. 이 경우 가역적인 치매로 원인질환을 해결해 본래의 인지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치매환자에게 흔히 쓰는 치료제는 인지기능개선 약제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혈관성 치매환자에서 도움이 된다. 문제는 인지기능개선약이라는 한 가지 약제에만 의존하는 경우다. 가령 어느 정도 진행된 치매환자의 상당수는 환각, 충동적인 행동, 공격성 같은 정신적 이상행동을 보인다. 그러나 일부 병원의 의료진과 보호자는 “어쩔 수 없는 치매 증상”으로 치부, 특정 약물로 조절해 좋아질 수 있음에도 약으로 조절 가능한 정신행동으로 보지 않고 어떠한 약물치료도 하지 않는 경우다.


한편 일각에서는 치매 약물을 지나치게 사용해서 문제인 경우도 있다. 루이소체 치매의 경우 향정신성약물에 대한 부작용을 심한 편이다. 루이소체 치매환자에게 향정신성 약물을 사용할 경우 약물에 의해 사지가 뻣뻣해지는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이동영 서울대병원 치매클리닉센터 교수(정신과)는 “루이소체 치매는 특이적으로 향정신성 약물에 부작용이 큰 질환이다. 그러나 이를 모르고 공격적인 치매 증상을 제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향정신성 약물을 사용해 파킨슨병 환자처럼 사지가 뻣뻣해져 병원을 온 경우도 있었다. 보호자는 또 파킨슨병으로 의심하고 신경과로 가고, 파킨슨병 치료약물을 복용하는 등 약물 부작용을 모르고 엉뚱한 치료로 환자가 고통 받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호자와 일부 병원이 치매를 좋아질 수 있는 질환으로 보지 않고 단순 인지기능개선 약제만 복용토록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또한 진행과정을 정밀하게 따지지 않고 향정신성약물을 과용하는 오류를 범해서도 안 된다.

이동영 교수는 “치매 환자 돌보는 것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어진 보호자가 약물에 의존하려는 경향으로 여러 대형 병원을 다니기도 한다. 의료진은 치매환자의 증상을 심화시키는 원인질환에 맞춰 최선의 약물을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환자에게 좀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약제를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무작정 문제행동에 대한 향정신성 약물을 사용하기보다 증상을 유발하는 정확한 원인진단이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kubee08@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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