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가 느끼는 모든 통증을 가리켜 ‘암성통증’이라고 부른다. 오혜정 씨도 암성통증을 호소해 야간 응급실을 찾은 적이 드물지 않다. 국내 연구에서 암성통증의 유병률은 암환자 전체의 약 52∼80%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중 절반 이상이 적절한 통증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암성통증 관리 소홀 야기
암환자는 통증을 괴로우면서도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로 치료를 거부하고 있다. 약에 중독되거나 진통제 성분 자체가 항암제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김연희 서울아산병원 간호부원장은 “진통제가 암치료를 방해할 것이란 잘못된 견해를 갖고 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며 “오히려 암성통증을 제대로 조절해나가지 못할 때 주치료 효과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암성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진통제가 처방된다. 통증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진통제의 종류가 정해진다. 1단계 약한 통증에는 비마약성 진통제가 사용되며 2단계 중간 통증부터 마약성 진통제가 사용된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암성통증 관리지침서를 통해 마약성 진통제를 모든 단계의 통증에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진통제 의존 우려보다 부족한 통증치료가 건강 상에 문제가 된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한편 암성통증 관리에 대한 의료진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A모 교수는 “환자가 지금 통증이 있는지, 몇 주간 통증이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질문하는 암 전문의는 많지 않다”며 “통증관리에 대한 의료진의 관심이 부족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A교수는 "환자가 직접 나서 암성통증을 관리하는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며 "암성통증은 치료 중 겪는 당연한 통증이 아니라 치료해나가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kubee08@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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