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가 2.9% 결정, 의사협회 투쟁의 서막 열리나

[기자수첩] 수가 2.9% 결정, 의사협회 투쟁의 서막 열리나

기사승인 2019-06-29 04:00:00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 인상률이 2.9%로 정해졌다. 이제 대한의사협회의 투쟁이 기다리고 있다.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전체회의 결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가 2.9% 인상으로 결정 났다. 지난달 3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2,9%가 그대로 유지됐다. 건정심 가입자 단체는 다른 단체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결렬된 의원급 수가 협상에 패널티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적정한 수가를 반드시 보장하겠다고 누차 이야기했지만 수가 인상 폭을 볼 때 아닌 것은 분명하다. 사실 수가협상이 결렬된 이후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는 2.9%가 될 것이라고 예견됐었다. 

수가 협상의 결렬 이후로 최종 제시된 인상률보다 높아진 전례가 없었고, 다른 단체와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의협에서 정부와의 소통을 단절하고 건정심에서도 탈퇴해 협상할 카드가 없었던 것도 큰 이유로 꼽힌다.

의사협회도 예견이 됐는지 수가 협상 실패를 의사들이  뭉칠수 있는 동력으로 삼아 대정부 투쟁에 나서려는 모양세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건정심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수가 협상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겠다며 삭발을 하기도 했다.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의사 회원들에게 어필하고자 한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여기에 의사협회가 지난 4월 의료계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며 발족한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이하 의쟁투)의 행보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의쟁투는 지금까지 별다른 대정부 투쟁에 나서지 않아, 최근 의협 대위원회에서 의쟁투 해체를 권고한 바 있어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수가 협상의 결렬, 그에 따른 2.9%의 수가 인상률은 의쟁투의 투쟁 의지를 높여주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달 1일 최대집 회장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의쟁투 행동선포 및 투쟁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대정부투쟁의 문제는 방향이다. 계속되는 저수가로 의사들이 힘들다는 것을 국민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의사가 힘들다’라는 것에 대해서 대다수 국민은 배부른 소리라고 받아들이기 쉽다.

때문에 진정한 적정 수가, 의료계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서는 정치적 퍼포먼스보다는 국민과 같이 움직일 수 있는 행동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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