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손님' 캐나다 한인입양인들 전북서 한국문화 체험

'특별한 손님' 캐나다 한인입양인들 전북서 한국문화 체험

기사승인 2019-07-09 17:01:19
아주 특별한 손님들이 전라북도 지역을 방문했다.

캐나다 제1의 도시인 토론토에 위치한 한인 입양회(KCAA korean canadian adoptee association)와 사단법인 국제한국인입양봉사회(InKAS)의 도움으로 한국인 입양아들이 전북을 찾은 것. 특히 캐나다 입양부모는 그의 자녀가 태어난 한국 역사의 뿌리를 찾아 기꺼이 동행해 그 의미를 더했다.

입양인 가운데는 6살난 Haram Noah Kim과 49살의 Angela Mary Lee-Pack씨 까지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끼어 있다. 방문단은 그의 입양 가족과 봉사자 등 모두 41명.

이들은 일정 가운데 나흘간 전주와 남원, 익산에 머문다. 지난 1일 모국 땅을 밟은 이들은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돌아갈 예정이다.

지난 7일 전주 관광호텔에 투숙한 이들은 이튿날 한옥마을에서 모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한 뒤 전주에서 하룻밤을 더 머물다 9일 남원으로 향했다. 나주와 여수를 경유해 12일 익산에서 점심을 할 예정이다.

47년 전 한국을 등지게 됐고 지금은 법무사로 활동하며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안젤라(49) 씨. 그녀는 "당신이 우리에게 준 '희망을 꿈꾸라'는 이야기가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면서 "희망을 꿈 꾸며 내 뿌리찾기를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신계륜 신정치문화원 이사장(전 국회의원)이 제공한 DMZ 평화캠프 방문에 대한 감사인사에서 한 말이다.
안젤라 씨는 한반도 평화가 빨리 오도록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노력하겠다는 평화를 향한 신념도 밝혔다.

입양한 딸이 현재 12살이 됐다는 데이빗(54) 씨는 딸을 키우는 동안 한국을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입양하려다 보니까, 한국 문화를 알아야 해서 음식을 배웠고 노래를 배워서 한국의 문화를 '입양'하게 됐다"면서 "나중에 보니까 결국 한국이 우리(캐나다) 가족을 입양하게 됐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한인 입양가족의 조국 방문을 지휘하고 있는 김만홍 KCAA 이사장(목사)은 캐나다인들의 특별한 입양 철학에 관심을 뒀다.
9일 전주한옥마을 인근서 만난 그는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캐나다인들은 입양 자녀에게 모국의 히스토리를 잊지 말 것과 뿌리를 찾을 것을 권하는데, '뿌리를 버려야 응집할 수 있다'는 미국인들과 다른 점이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캐나다인들은 입양을 통해 양육하려 하지, 소유하려고는 하지 않고 자녀를 그냥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입양의 안타까움도 전했다. 그는 "그럼에도 입양된 아이들은 성공을 하기도 하지만 버려졌다는 상처로 인해 고통을 받는 경우가 많다"면서 "한국전쟁 이후 캐나다에만 1만여명 정도 입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해외입양은 이제 한국입양으로 인식이 크게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웨덴에는 한국교포보다 한국입양아가 더 많다는 사실도 전했다.

그는 또 "캐나다인 부모 등 입양가족 한국 방문은 캐나다 동포들 보다 오히려 한국을 더 지지하고 사랑하게 되는데, 이들은 정치·지역·이권을 떠나 한국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이사장은 방문단이 전북에 머무는 동안 관심을 가져 준 전북도와 전북도교육청, 전주시, 남원시, 익산시에 감사를 표했다. 

김만홍 이사장은 전북이 고향으로 캐나다로 간 지는 약 33년 됐다. 80년대 중반 격동기에 정착한 캐나다의 외국인 다문화 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민족대표 34인'중 한 사람인 스코필드(한국 이름 석호필) 선교사의 영향을 받아 입양에 관심을 가졌다. 한국에는 정치인 출신의 신계륜·유시민·정운찬·김남규 씨 등과 인연이 있다.

전주=소인섭 기자 isso2002@kukinews.com

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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