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이드증은 변형된 백혈구가 뭉쳐서 형성된 육아종이 여러 장기를 침범해 기능 부전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육아종은 염증성 종양으로 주로 90% 폐에 발생하며, 피부, 눈, 신장, 림프선 등에 나타날 수 있다.
과거 국내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희귀질환이었던 사르코이드증은 진단기술의 발전 등으로 환자 수가 점차 늘고 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연간 누적 발생률 1000만 명 당 2011년 70.91명에서 2015년 101.86명으로 증가했다. 사르코이드증은 주로 20~30대에서 발병하며,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김희정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사르코이드증의 약 90%가 폐에 생기는 경우가 많고, 마른기침, 호흡곤란, 흉통의 증상을 보인다”면서 “기관지 내에 육아종이 생겨 천식과 같은 증상을 보이며, 염증이 심해질 경우 폐가 뻣뻣해지고 크기와 용량이 줄어드는 섬유화가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르코이드증은 폐 외에 어느 장기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무증상부터 집중 치료가 필요한 정도까지 증상이 광범위하다. 이 때문에 어떤 장기가, 어느 정도의 기능을 손상시켰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사르코이드증은 발생 원인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100% 확실한 진단법은 없다. 현재는 병력, 신체 진찰 소견, 조직검사를 포함한 검사 결과를 종합해 진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두 가지 과정으로 진단한다. 먼저 폐 또는 폐 외 기관에서 시행한 조직검사에 비 건락성 육아종이 발견되고, 육아종의 원인이 다른 질병일 가능성이 없는 경우다.
두 번째는 증상은 없지만 흉부 영상 검사에서 종격동 림프절 비대가 나타나거나, 포도막염, 피부 발진 등의 징후가 나타날 때 사르코이드증으로 진단한다.
이 과정에서 피부 병변이 있는 환자의 경우 피부 생검을 고려하고, 이 외에 침범이 의심되는 림프절, 간 또는 근육의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 김희정 교수는 “뇌 또는 척수 병변의 경우 조직검사를 시행하기 어렵고, 진단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폐 침범률이 높은 점을 고려해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실시한다”며 “또한,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에서 육아종이 다발성 장기를 침범한 경우와 기관지폐포세척액 내 림프구 비율 증가했을 때 사르코이드증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치료에 대한 결정은 증상, 또는 장기 침범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증상 없는 간 기능 이상, 흉부 단순 촬영의 이상 소견,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급성질환자의 경우 특별한 치료를 권하지 않는다. 일부 장기에 국한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국소 치료를 실시하며, 다발성 장기를 침범하거나 국소 요법을 적용하기 광범위한 경우에 전신치료를 시행한다.
대다수의 환자가 첫 전신치료로 받는 약제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다. 그러나 육아종의 침범 장기마다 효과가 높거나 낮을 수 있으며, 내약성, 기간 및 용량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장기적인 치료에 따른 독성으로 인해 대체제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김 교수는 “사르코이드증은 사망 또는 장애 위험이 매우 낮은 질환이다. 실제로 대다수의 환자들이 2~5년 내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진단 당시 폐 섬유화가 관찰되거나, 루푸스 페르니오, 뼈 낭종, 심장 또는 신경계 질환 및 고칼슘뇨증으로 인한 신장 결석이 있는 경우에는 만성으로 진행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