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배달앱과 자영업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관계부처가 사회적 대타협에 힘을 싣는다.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배달앱-자영업-소상공인 상생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배달 업계 1위 회사와 2·3위 회사가 기업 결합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의 99%를 차지하는 독과점 기업의 출현으로 자영업자에 불리한 시장 구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민주당과 을지로위원회, 경기도, 공정거래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참석했다.
김 원내대표는 “과도한 수수료가 자영업자에게 제 2의 임대료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며 “새로운 서비스로 만들어지는 이익은 다같이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딜리버리 히어로의 배달의민족 인수합병 발표로 이같은 우려는 이어져왔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배달통 등의 시장 점유율을 더하면 98%를 차지한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이들 기업에 대한 기업 결합심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어 “코로나 19로 인해 배달앱 시장은 규모가 아주 커졌고 앞으로 플랫폼 경제, 비대면 서비스의 발달로 배달앱 시장은 더욱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 늦기 전에 배달앱과 소상공인의 상생을 위한 방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발씩 양보해서 상생 방안을 모색해주길 바란다”며 “나도 집권당 원내대표로서 배달앱 기업과 소상공인 간에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박홍근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을지로위원회 민생현안회의에서 배달앱 시장 상생 의제를 새로운 과제로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5월 ‘플랫폼 경제’가 본격화되며 소비자 구매의 편리함은 늘어났으나 과도한 수수료 체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견에 따라 현장을 찾아 다양한 형태의 어려움을 청취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은 “향후 플랫폼 사업자 거래 환경과 갑을관계 개선 대책을 필요하다면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국민 일상에 배달앱이 깊게 파고들고 있는데 그만큼 상생 생태계 구축이 이뤄져야 코로나19에 함께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시장 상황과 문제점에 대한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업으로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참석했다.
배달의민족은 개별 앱을 만들고자 하는 지자체에 관련 정보를 제공해 ‘정보 독과점’이라는 의문을 씻어내고, 요기요는 지엽적이었던 소상공인 지원 사업을 관련 팀을 운용해 전반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배달의민족 이현재 이사는 “소상공인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정책과 방법에 대해 함께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이사는 배달앱의 순작용과 상생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이 이사는 “지난해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배달엡에 광고 효과가 있다고 응답한 소상공인이 약 89%, 매출과 이익이 증가했다는 응답은 80%를 넘었다”면서 “이런 부분을 볼 때 배달앱은 (소상공인과) 어떻게 상생하느냐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민이 10년이 됐는데 그 기간 동안 소상공인들에 대한 정책을 많이 진행했다”면서 “실제로 코로나19 이슈 때 배민 이용 사장님들에게 광고비를 50% 줄여줬고 대출 이자를 50% 내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배민이 운영하고 있는 상생 정책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현재 이사는 “상생과 소통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배민 아카데미라는 것이 있는데 교육 이후 해당 사장님들 매출이 3배에서 4배까지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사장님들과의 협의기구도 이번 달 안에 1차 오픈할 예정”이라면서 “14만 업주님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요기요와의 기업합병 문제와 정보 독과점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이사는 “어느 곳인지는 밝힐 수 없지만 이미 자체 개발 앱을 만들고자 하는 지자체에 배민이 가지고 있는 관련 정보를 제공한 바 있다”면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도 지난해 점주들끼리 배달 구역이 겹치지 않도록 하는 배민 ‘지오펜싱’ 서비스를 위한 협약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요기요는 그간 지엽적이었던 상생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요기요 이승훈 대외협력팀장은 “그간 회사에서 레스토랑 운영 정보라든지 레시피 개발, 노무·세무 등 컨설팅을 해왔다”면서 “알뜰쇼핑이라는 형태를 통해 비 프랜차이즈분들도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혜택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런 부분들이 (노력은 했지만) 지엽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상생사업을 추진하자는 생각에 사내에 6월 들어 팀을 만들었다”면서 “아직 실질적인 운용은 없었지만 여러 의견을 잘 융합해 상생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플랫폼 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거래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사회적 대화기구가 합리적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공정거래위원회 김성근 시장감시국 지식산업감시과장은 “배달앱의 경우 소비자들의 탐색비용을 줄이고 입점업체는 매출이 증대되는 등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서 “그러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불공정거래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실제로 2018년도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앱에 입점해있는 소상공인들의 40% 정도가 플랫폼과의 거래에서 불공정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면서 “공정위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체계를 마련하는데 정책의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배달앱 플랫폼 사업자의 (입점업체에 대한) 수수료와 벌점 기준, 계약해지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행했다”면서 “조사결과를 토대로 계약조항의 불공정성을 시정하고 입점업체간 표준계약서도 만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현재 국토부가 배달앱 표준계약서를 만들고 있다”면서 “관련 내용에 대해 (공정위와 국토부가) 협의중인데 플랫폼 노동자 계약서 합의에 출범한 사회적 대화기구가 합리적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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