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정부가 내년도 공무원 수당을 대폭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무원노조의 파격적인 처우개선 요구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공무원 수당 인상은 공무원노조 내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2일 공무원보수위원회(공보위)에 따르면 공보위는 최근 비공개 회의를 통해 내년 공무원 정액급식비를 월 1만원, 6급 이하 직급보조비를 월 3만원 인상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현재보다 정액급식비를 7%(6급 기준 14만→15만원), 직급보조비를 18%(6급 기준 16만5000원→19만5000원) 올리는 방안이다.
앞서 지난달 공보위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악화 등을 고려해 내년도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1.3~1.5%(기본급 기준)로 하는 권고안을 마련했다. 이는 2010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 인상률이지만 기본급에 포함되지 않는 수당을 최대 18% 인상하면 실제 받는 실수령 임금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내년 공무원 임금(기본급) 인상률을 1%대로 낮춰 놓고, 수당으로 보전을 받는 '꼼수' 인금인상을 단행한다고 비난했다. 또 일부 공무원노조에서도 이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고 있다.
김해영 수원시 민주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3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가뜩이나 안 좋았던 경제가 코로나19로 인해 더 침체됐고, 앞으로도 상당부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되는 상황에서 공무원노조와 정부 대표들이 모여 내년 공무원 봉급을 1%대로 올리되, 수당을 약 18% 인상하는 얘기가 나와 너무 놀랐다"면서 "공무원 노동운동 하는 한 사람으로서 공직자들에게 수당을 많이 만들어 주면 좋지만 (지금 상황에서) 임금 인상, 수당 인상을 논의하는 때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수원시도 지난번 재난지원금 1200억 원을 지급하는라 지금 사업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수원시 1년 예산의 약 50%가 인건비로 지급된다. 세수가 계속 줄어드는 추세에 있는데 공무원의 봉급을 인상하자는 논의나 인상을 운운하는 때가 맞는지...이렇게 눈치도 없고, 세상보는 관(觀)도 없는지 정말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집이 부서지면 새알이 깨지는 법인데, 일부 공무원 노동운동 하는 사람들이 세상 어려운 상황을 제대로 파악도 못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이런 주장을 한다면 민중들에게 공감을 받겠느냐. 이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밝혔다.
또 "보편을 넘어서면 몰지각하게 되는데,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면 상식이고, 부합하지 않으면 몰상식이라 한다. 노동운동 하는 사람으로서 이는 몰상식한 행태들"이라며 "이러니 국민들이 노동운동을 한다고 하면 다들 비판하고, 나라가 망하든 회사가 망하는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사람들이라고 인식하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끝으로 김 위원장은 "공무원 봉급 인상이 아니라 오히려 얼마나 삭감해야 할지, 공직자들을 줄여 나가야 할지 이런 중요한 문제가 대두될지도 모르는데, 눈치 없이 눈앞의 수당이나 따지고 있으니 답답하다"면서 "오늘 공무원보수위원회에서 이런 논의가 있었다는 것에 개인적으로 유감을 표하고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제발 민중들의 살림살이가 어떤지 살피고 성찰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성균관대에서 철학을 전공하며 학사·석사·박사과정을 마친 후 국민대 정치대학원과 수원대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현재는 수원시민주공무원노조 위원장과 홍재사상연구회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수원대 사회복지대학원 객원교수, 공공서비스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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