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여성가족부는 오는 4일부터 2021년 2월27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국립여성사전시관에서 ‘방역의 역사, 여성의 기록’을 주제로 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특별기획전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 여권통문(女權通文)이 발표된 9월 1일을 지난해 법정기념일로 제정한 것을 기념해 마련됐다.
여권통문은 지난 1898년 9월1일 이소사(召史), 김소사의 이름으로 작성됐으며, 여성의 평등한 교육권·직업권·참정권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소사는 기혼 여성을 의미한다.
여가부는 질병에 지지 않았던 방역의 역사를 되새기며, 현재 코로나19와 맞서고 있는 여성들을 비롯한 모든 국민에게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특별기획전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별기획전은 4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근대 이전과 이후 각종 감염병과 최전선에서 싸워 온 우리나라의 의료·보건·방역의 역사를 살피고, 방역의 역사 속 여성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1부의 주제는 ‘신과의 싸움, 역신(疫神)의 시대’다. 역신은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사람들이 천연두를 앓게 만든다는 귀신이다. 전근대 시기 감염병은 신의 영역으로 인식됐다. 전시에서는 과거 무당들이 굿을 할 때 사용했던 무구(巫具)들을 비롯해 다양한 치병 의례 기록을 살펴볼 수 있다.
2부는 ‘병균과의 싸움, 신의 영역에서 과학의 영역으로’를 주제로 다룬다. 개항기 이후 마련된 전염병예방규칙을 비롯해 ▲우두 접종 등 초기 방역활동 ▲신여성의 등장과 가정 위생 ▲6·25전쟁 시기 ‘디디티(DDT)’ 살포 등 20세기까지 방역의 흐름을 정리한다.
3부는 ‘여성, 감염병에 맞서다’를 주제로 삼았다. K-방역으로 전세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의료진, 확진자 이송 소방사, 방역 청소, 시민 자원 봉사자들의 인터뷰 영상 등이 전시됐다.
4부는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의 시대와 여성’을 주제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유행이 고용, 건강, 돌봄, 폭력 등 여러 부문에서 여성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변화를 보여준다.
현재 전시관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임시 휴관에 들어갔다. 추후 재개관 시에는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관람인원은 2시간당 30명 이내로 제한된다. 4일 오후 3시에 열리는 개막식은 여가부와 전시관 관계자 중심으로 간소하게 진행된다.
개막식과 주요 전시품의 소개 영상은 오는 7일부터, 특별기획전의 온라인 전시는 오는 10월부터 국립여성사전시관 누리집과 유튜브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한편, 여가부는 2021년부터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여성사전시관의 협소한 면적과 접근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전시관을 모든 성별·세대·가족이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것이 건립 목적이다.
건립 예산은 2021년도 정부예산안에 반영됐다. 여가부는 시대별 생활사 중심 전시에서 벗어나, 정치·경제·노동 등 주제별 여성 관련 자료들로 전면 재구성할 계획이다. 대중강좌와 진로체험, 가족동반 프로그램 등 교육·문화 프로그램도 확대·다양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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