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노인에게 기초연금 여전히 ‘그림의 떡’, 개선될까

기초수급노인에게 기초연금 여전히 ‘그림의 떡’, 개선될까

줬다 뺏는 기초연금 반복돼… 10만원 부가급여 지원 놓고 2018년·2019년 예결위서 무산

기사승인 2020-11-11 02:00:02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내년이면 하위 70% 노인들이 모두 기초연금 30만원씩을 받게 된다. 하지만 50만명에 달하는 기초생활보장수급 노인의 경우, 기초연금을 받더라도 생계급여에서 받은 만큼 삭감돼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기초수급 노인의 경우 매달 기초연금을 받지만, 다음 달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를 받을 때 그 전달에 받았던 기초연금액수만큼 깎인 금액을 받게 된다. 이른바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는 지난 2014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기초연금의 경우 ‘보충성의 원리’에 따라 정부가 정한 생계급여 기준액보다 모자라는 금액만 보충해서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를 연계해서 생계급여액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말미암아 극빈층 노인들이 사실상 기초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초생활 수급 노인 50만명 중 6만명은 기초연금 신청을 포기하고 있다. 기초연금 수급으로 인해 오히려 의료급여 수급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포기 비중도 지난 2017년 9.8%에서 올해 12.3%로 증가 추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으로 다음 해 예산안에 10만원이라도 부가급여로 지급하자는 방안을 합의했지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삭감됐다.

우리나라 66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지난 2018년 기준으로 4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인 미국(23.1%), 3위 이스라엘(19.9%)와 비교해도 크게 높은 편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노인빈곤율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빈곤율은 40세 이후부터 OECD 평균을 넘어서기 시작해 51~65세의 빈곤율은 OECD 평균을 상당폭 웃돈다. 특히 65~75세의 빈곤율은 급격히 상승해 40%에 육박하게 된다.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은 “기초연금이 다른 노인에게는 부가소득이 되는데 기초생활수급 노인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며 “30만원 예산이 많다면 10만원 정도만이라도 드리자는 것이다. 진보진영에서도 ‘보충성의 원리’ 훼손을 걱정했었지만, 기초연금을 소득인정액으로 산정할 때 30%의 소득공제율을 적용하면 될 것이라고 합의해 참여연대 등과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생계급여 자체가 낮게 측정된 게 문제”라며 “생계급여가 높다면 수급자에게 기초연금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는데 생계급여, 주거·교육 급여만으로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기초수급노인 대부분이 쪽방이나 고시원, 여인숙에서 생활한다. 집세와 병원비 등을 내고 나면 한 달에 10~20만원만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의원은 “재정당국이 ‘보충성의 원리’를 말하며 수급비를 받으면서 왜 기초연금까지 받아야 하느냐고 한다”며 “장애인연금, 장애인수당, 아동보육료, 양육수당, 국가유공자수당 등은 소득인정액에 포함되지 않는다. 유독 가난한 노인들에게만 가혹하게 적용되고 있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국회에서 10만 원 별도 보장에 대한 예산 증액이 합의됐다가 예결특위에서 부결된 바 있다. 여야 합의가 충분히 이뤄진 만큼 21대 국회에서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초생활수급노인 50만명에게 10만원의 부가급여를 지원하려면 5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2년 연속으로 국회 예결위 문턱을 넘지 못한 부가급여가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예산안은 처리 법정 시한인 내달 2일 전후 마무리될 전망이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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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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