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이다 생각하고 수술합니다"...유방암 수술하는 여의사 콤비

"내 가슴이다 생각하고 수술합니다"...유방암 수술하는 여의사 콤비

최소 유륜 절개로 유방암‧복원수술...3년차 선후배 끈끈한 소통도 장점

기사승인 2020-12-06 03:56:01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의 외과 우주현(왼쪽),성형외과 홍승은 교수.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유방암 검사할 때 불안한 마음 알죠. 저희도 똑같습니다.”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의 외과 우주현·성형외과 홍승은 교수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여성’ 유방암 수술 전문의 조합이다. 여성 환자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의료진이기도 하다. 홍 교수는 “사실 우리도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한다”며 “매 순간 ‘내 가슴을 수술한다’는 마음으로 정성껏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대 3년 차 선후배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두 교수는 최소 유륜 절개를 통한 유방암‧재건 수술 콤비로 유명하다. ‘유륜 절개 수술법’은 유두를 둘러싼 갈색 빛의 유륜과 피부 경계선을 절제해 그 절개창 안으로 수술 도구를 넣고 수술하는 방식이다. 유륜 위를 반달 모양으로 5㎝ 정도만 절개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흉터가 보이지 않는다. 절개창이 작아 수술하는 의료진 입장에서 암 제거나 복원 난이도는 높아지지만 환자의 수술 흉터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유방 재건 수술 방법을 한 차원 발전시키는 새로운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유륜 최소 절개 후 절개창 구멍으로 이식 전용 의료기기인 실리콘 깔때기를 이용해 보형물을 밀어 넣는 새 수술 방식이다. 연구 책임저자인 홍 교수는 “유륜 절개를 하면 절개창이 너무 작기 때문에 보형물을 넣기가 어렵다. 그런데 마치 제빵 할 때 ‘짤주머니’를 이용해 생크림을 올리듯, 작은 절개창에 깔때기로 보형물을 밀어 넣으면 훨씬 복원이 쉬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미용에서 이미 사용하는 보조 기구인 만큼, 유방 재건에서도 활용해보았더니 성공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최소 절개 유방암 수술에 집중하는 이유는 수술 흉터와 심리적 후유증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현 외과 교수는 “유방암 수술을 받고 가슴 모양을 복원했더라도 가슴 피부에 큰 흉터가 남아있는 환자는 자신의 가슴을 볼 때마다 ‘아, 내가 유방암이었지’하고 상기하게 된다”며 “유륜 절개 수술법으로 흉터가 거의 남지 않으면 환자는 신체적으로 만족할 뿐 아니라 정신적 후유증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아름다운 가슴을 보존하면서 암을 치료하는 것이 모토다. 결과적으로 환자분들에게 치료 후 새로운 일상을 선물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이대여성암병원은 국내 종합전문요양병원 최초로 설립된 여성암 전문 병원이다. 빠른 검사와 수술, 협진 등으로 진단 후 1주일 내 수술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의료진 사이의 협업이 원활한 것도 장점이다. 우 교수는 “형식적인 교류를 뛰어넘은 끈끈함이 있다. 수술이나 진료와 관련한 특이사항을 타 부서를 거쳐 전달하는 것과 담당 의료진이 직접 의사소통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며 “빠른 진단과 치료 시스템과 의료진의 소통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했다.

유방암은 여성암 가운데 발생율 1위 암이다. 의료진들은 30대 이후부터는 유방 건강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 교수는 “장기간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은 유방암 위험을 높이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또 폐경 이후에는 체중관리를 하는 것이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생각보다 젊은 유방암 환자들이 적지 않다. 30대 중반부터는 2년에 1번은 검진을 받고, 유전력이 있다면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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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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