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어느 순간 눈이 흐려졌다며 병원에 오셔서 황반부종을 진단받는 경우가 흔합니다. 당뇨병을 앓은지 오래되신 분들이 대표적이고 최근에는 젊은 환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당뇨병은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무서운 질환이다. 눈에도 합병증을 일으켜 시력을 위협하지만 다른 합병증에 비해 진단이 늦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김재휘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안과 교수는 "당뇨병을 적절한 시기에 진단받았다는 가정 하에 5년에서 10년 정도가 지나면 당뇨병성 망막병증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 최소한 1년에 한 번, 만약 당뇨병성 망막병증 소견이 있으면 6개월 혹은 그 이하 주기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뇨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안과 합병증은 당뇨병성 망막병증이다. 당뇨병으로 인한 혈액 순환 저하로 미세한 출혈이 생기거나 신경이 부어오르다 파괴되면서 나쁜 신생혈관을 만들고, 결국 시력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특히 당뇨병성 망막병증 가운데 망막 중심에 있는 황반에 부종이 생기는 경우를 당뇨병성 황반부종이라 한다. 황반은 우리 눈의 망막에서 초점이 맞춰지는 부위인데, 황반에 붓기가 생기는 황반부종은 서서히 눈이 흐려지는 것이 특징이다. 전체 당뇨 환자의 2~8%가 당뇨병성 황반부종을 앓는 것으로 알려진다.
당뇨병성 황반부종은 일찍 발견할수록 망막세포 손상이 적어 치료효과가 좋다. 아주 초기에는 혈당 조절만으로 가라앉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망막 신경 손상이 많이 진행한 경우에 황반부 신경이 변성돼 치료하여도 시력호전을 기대하기가 어렵게 된다.
김 교수는 "부종은 신경이 부어있는 상태로 쉽게 말해 조직에 물이 차있어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다. 아주 초기에는 쉽게 가라앉지만, 6~7개월가량 지속되면 변성이 생겨 황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며 "시력이 0.1 이하로 나빠질만큼 매우 심한 시력저하를 겪을 수 있다. 초기에 치료를 하지 않고 오래 두면 이후에 치료를 하더라도 잘 호전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에는 부작용이 적은 항혈관내피성장인자주사(항VEGF 주사)가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 레이저 치료와 스테로이드 주사 등이 쓰이기도 한다. 치료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점은 초기치료다.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했을 때 장기적으로 치료 효과가 좋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당뇨병성 황반부종은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했을 때 이후 주사 횟수가 줄어들 수 있다. 처음부터 확실하게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라며 "혈액 순환 문제는 혈당 조절을 열심히 해서 현상유지를 해야 하고, 황반부종은 가만히 놔두면 신경에 변성이 오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부종을 가라앉히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들이 적극적인 안과 치료를 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당뇨병 초기에는 안과적 합병증이 잘 생기지 않는데 항-VEGF 주사 치료를 받는 정도로 황반부종이 진행이 됐다면 이미 다른 합병증이 있을 확률이 높다. 기존 의료비 지출이 높은 상태에서 황반부종 치료가 더해지니 환자 부담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당뇨병성 황반부종이라는 질환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황반부종을 진단받는 환자들도 대개 내과 정기 검진을 받았다가 당뇨 망막병증 검진 권유를 받고나서야 안과에 와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당뇨 환자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안과 검진을 반드시 정기적으로 받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에는 20~30대 젊은 당뇨 환자가 황반부종을 진단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김 교수는 "의료진이 주의 깊게 보는 분들은 젊은 분들이다. 젊은 당뇨 환자들은 황반부종이 굉장히 심하게 생기고 잘 안 낫는 경우도 많다"며 "간혹 20~30대 환자가 갑작스러운 시력이 저하로 안과 검진을 받았다가 당뇨 망막병증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젊을 때 생기는 당뇨병은 굳이 내과를 가지 않으면 진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20~30대라도 혈당 검사를 받아 보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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