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박용주 기자 =국립전주박물관이 지난 1990년 처음으로 개관, 전북의 대표 박물관으로 문을 연지도 30년이 훌쩍 넘었다.
국립춘천박물관장으로 일하다 최근 전주박물관장으로 자리를 옮긴 홍진근 박물관장(57)을 찾아 국립전주박물관 운영 방향과 새해 포부를 들어봤다.
“국립전주박물관이 처음 개관한지도 어느덧 3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나온 박물관의 역사를 돌이켜보고 새로운 30년을 준비하면서 시대 흐름에 발맞춰 엄숙한 이미지의 박물관을 가족과 연인, 학생들이 편안하게 역사의 파편으로 남은 유물도 둘러보고 쉬어갈 수 있는 친근한 박물관으로 바꿔나가고자 합니다.”
홍진근 관장은 경북 고령 출신으로 1996년 국립중앙박물관 고고부 학예연구사로 박물관에 첫발을 디뎠고, 전국 박물관에서 일했지만 유독‘전주’와는 연이 닿지 않았다.
홍 관장은 “전라도를 대표하는 역사적으로도 유서 깊은 전주를 방문할 기회는 많이 않았는데 전주박물관장으로 내려오면서 정답게 인사를 건네는 전주사람들과 보내는 하루하루가 설레고 새로운 나날을 맞고 있다”며 전주에 깊은 호감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홍진근 관장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학예연구사로 첫발을 뗀 후 국립김해박물관, 국립광주박물관, 국립대구박물관, 국립춘천박물관 등 전국 박물관을 거쳤지만 국립전주박물관과 연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관장을 역사연구의 길로 잡아 끈 것은 중학교 때 그가 나고 자란 경북 고령의 대가야고분군에서 금동관이 출토됐다는 뉴스를 듣고, 친구들과 함께 발굴 현장을 찾았다가 역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렇게 그는 계명대학교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경북대 고고인류학과 대학원을 수료, 국립중앙박물관 고고부 학예연구사의 길로 들어섰다.
고고학을 전공한 까닭에 국내는 물론 몽골, 베트남까지 나가 고고학 유적 발굴에 힘을 쏟았다.
홍 관장은 국립전주박물관이 전북의 역사와 문화를 집대성하는 연구와 전시로 전주사람들의 긍지와 자부심의 원천이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박물관 개관 초기에 이뤄진 부안 죽막동 제사유적 발굴조사와 연구 성과는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고,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기념 특별전 ‘한국의 서원’은 조선시대 서원문화의 특색을 보여준 전시로 전주박물관의 특색과 강점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평했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전북에서 출토되거나 지역 역사와 관련된 고고, 역사, 미술 유물을 비롯해 민속자료 등 총 4만여점을 보유, 이 중 2000여점의 소장품을 4개의 전시실과 야외 정원에 전시하고 있다.
매년 다양한 주제의 전시를 기획하고 특별전과 학술활동을 추진, 전북의 역사와 문화를 널리 알려왔다.
또한 2018년부터 ‘조선 선비문화’를 중심으로 박물관을 특성화하는 사업을 연차적으로 진행, 선비문화실의 신설도 추진되고 있다.
홍 관장은 “지난 1990년 문을 열 때만해도 박물관 건축 양식이 권위적이고 웅장한 설계로, 위압감을 풍기는 건축이 주를 이뤘는데, 시대 흐름에 맞춰 전주박물관 외양도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을 대표하는 박물관인 만큼 도민들과 방문객들이 자유롭고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홍 관장은 “박물관 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숙고를 거쳐 인근 전주역사박물관과 연계해 ‘박물관 역사공원’을 조성, 학생들과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박물관에 역사와 함께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박물관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고향이 대가야고분군이 있는 고령인지라 최근 가야에 대한 국민적 관심에도 기대가 크다.
홍 관장은 “전주박물관은 이미 지난 2018년 특별전 ‘전북에서 만나는 가야이야기’를 통해 전북의 고대 가야사를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며 “가야에 대한 깊이 있는 학술조사를 지원, 김해와 고령지역과 공동전시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흐름에 발맞춰 온·오프라인을 통해 다양한 전시와 쉽게 배울 수 있는 역사 강연으로 박물관에 활력을 더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홍 관장은 “전주박물관장으로 부임한 후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전주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이 즐겁고 푸근하다”며 “전주박물관을 찾는 방문객들이 즐겁고 푸근한 기억을 담아 갈 수 있도록 기획전시와 학술연구, 다채로운 역사문화 프로그램을 넓혀나가겠다”덧붙였다.
홍진근 관장은 경북 고령 출신으로 계명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경북대 고고인류학과 대학원을 수료했다. 1996년 국립중앙박물관 고고부 학예연구사로 시작해 국립중앙박물관 건립추진 기획단, 국립김해박물관·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과장, 국립대구박물관장,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 부장, 국립춘천박물관장을 거쳤다.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