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과다' 여성 10명 중 7명은 "질환인 줄 몰라'

'월경과다' 여성 10명 중 7명은 "질환인 줄 몰라'

기사승인 2021-05-26 11:02:14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우리나라 20~40대 여성 43%가 월경과다 증상을 경험하지만 10명 중 7명은 질환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바이엘 코리아 여성건강사업부는 28일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국내 2040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월경과다증 인식 및 치료 현황’ 설문 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월경과다증이란 한 생리주기 당 월경량이 80ml 이상이면서 월경과다로 인해 실제 삶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을 의미한다. 월경과다는 자궁 또는 호르몬 관련 문제이거나 다른 질환에 의한 증상인 경우가 있으며, 장기 지속 시 빈혈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호흡곤란, 피로, 무기력증, 감정 기복 등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의료 전문인의 진료가 필요하다. 

조사 대상 여성의 43%는 ‘자주/항상’ 월경과다 증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월경과다 의심 증상에 대한 답변 중 ‘월경 중 피곤함, 무력감, 숨이 가빠지는 증상을 경험했다’가 47.9%(207명)로 가장 많았고, ‘월경 기간 내내 아랫배 통증이 지속’(45.4%,196명), ‘응고된 큰 핏덩어리(100원 동전 이상 크기)’(44.7%,193명) 를 경험했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그 외에 ‘월경량이 많아 생리대(또는 탐폰 등)을 평소의 2배 이상 사용했다’, ‘취침 중 생리대를 교체한다’는 답변도 각각 15.5%(67명), 14.6%(63명)로 나타났다.

하지만 월경과다 증상을 자주/항상 경험하는 여성 중74.8%(323명)는 월경과다를 질환으로 인지하지 못했다. 이는 월경과다 증상을 ‘보통/가끔 경험’ 또는 ‘경험하지 않은’ 여성들보다 인지율이 낮은 것으로 월경과다 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월경과다 증상을 자주/항상 경험한 여성의 산부인과/병의원 방문율은 30%(130명)에 불과했다. 월경과다 증상을 빈번하게 겪는 여성들이(199명) 산부인과 진료를 받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월경과다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 생각하지 못해서(72.9%)’로 나타났고, ‘월경량이 정상 보다 많다고 인식하지 못해서(57.3%)’, ‘귀찮아서(41.2%)’, ‘신체 노출 등 산부인과 진료 자체에 거부감이 들어서(23.1%)’ 등도 산부인과 진료를 받지 않는 주된 이유였다.

또, 산부인과를 방문했더라도 치료를 받는 경우는 34%(43명)에 불과해, 월경과다 증상을 자주/항상 경험한 여성 중 산부인과 치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10명 중 1명 꼴로 매우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월경과다 여성의 67%에서 철 결핍성 빈혈이 발생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자궁 내 질환으로 야기되는 증상인 경우가 있어 월경과다는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적극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해당 조사에서 월경과다 증상을 항상/자주 겪는 여성의 삶의 질 점수는 100점 만점 기준, 20대 55.8점, 30대 53.9점, 40대 56.6점으로, 월경과다 증상이 없는 여성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30점 정도 낮았다. 월경과다 증상을 가끔/보통 겪는 여성의 삶의 질 평균 점수(73.6점)과 비교했을 때도 한참 떨어진다.

특히 일과 일상 생활 만족도 측면에서, 월경과다 증상이 없는 여성은 ‘어려움이 거의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54.1%(20명)였던 반면, 월경과다 증상을 자주/항상 겪는 여성들은 6.5%(28명)만이 어려움이 없다고 답했다.  신체적 건강 역시 월경과다 증상을 자주/항상 겪는 여성의 만족도(거의 어려움 없음 4.6%)가 무증상 여성보다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거의 어려움 없음 37.8%). 

월경과다로 인한 여성 삶의 질을 살펴본 다른 조사에 따르면, 80% 이상의 여성이 월경과다로 경제적 생산성 및 일상 활동에 영향을 받고 있었다. 월경과다 증상을 겪는 여성의 연령대가 사회경제활동이 활발한 2040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여성의 건강한 삶과 삶의 질, 사회경제적 손실 측면에서도 월경과다는 적극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 되어야 한다.

이화의대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정경아 교수는 “월경과다 증상이 있음에도 그냥 참거나 당연한 증상으로 여기고 산부인과를 방문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월경과다증은 그 자체로 여성의 삶의 질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질환으로 진료와 치료를 통해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궁근종, 자궁내막증식증과 같은 질환으로 나타나는 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월경과다 증상을 경험했을 때 반드시 전문의와의 진찰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늦지 않게 치료를 받길 바란다” 고 당부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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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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