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반전 가득한 ‘라켓소년단’의 반짝반짝 성장기 [볼까말까]

소소한 반전 가득한 ‘라켓소년단’의 반짝반짝 성장기 [볼까말까]

기사승인 2021-06-01 19:14:01
SBS '라켓소년단' 포스터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스포츠와 청춘들의 성장, 휴머니즘이 한 드라마에 모두 담길 수 있을까. 지난 31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라켓소년단’이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첫 방송 특집으로 90분 동안 1회는 ‘라켓소년단’이 다루려는 이야기를 잘 요약해 들려줬다. 스포츠의 박진감과 감동, 중3 학생들의 순수한 감성과 땅끝마을의 따뜻한 정까지 그려내며,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게 했다.

‘라켓소년단’은 해남서중 배드민턴부의 소년체전 도전기이자 땅끝마을 농촌에서 펼쳐지는 16세 소년소녀들의 성장드라마를 그린 드라마다. SBS ‘피고인’, ‘흉부외과’를 연출한 조영광 PD과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정보훈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배우 김상경, 오나라를 비롯해 탕준상, 이재인, 김강훈, 이지원 등이 출연한다.

1회는 야구선수를 꿈꾸던 윤해강(탕준상)이 집안 사정에 의해 해남서중 배드민턴부에 입부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생활 체육 강사로 일하는 윤현종(김상경)이 아들인 해강의 전지훈련비와 딸 해인(안세빈)의 병원비, 밀린 월세에 시달리다 결국 선배의 제안에 따라 해남으로 내려가게 된다. 그곳에서도 위기의 연속이다. 배드민턴부 인원이 부족해 대회 출전도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배드민턴을 싫어하는 아들 해강을 섭외하고, 결국 대회에 출전한다. 그곳에서 해강의 비밀이 밝혀진다.

SBS '라켓소년단' 포스터

정보훈 작가의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그랬듯, 인물들의 비밀이 하나씩 공개되는 재미가 있다. 운동에 재능이 넘치는 주인공을 가운데에 두고 주변의 여러 인물들이 존재한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그들이 말하지 않은 사연이 결정적인 반전을 제공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가 어떻게 숨기고 공개하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고 극의 흥미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첫 회에서도 해강을 둘러싼 몇 가지 비밀이 공개됐다.

장르적 재미는 이야기에 몰입시키는 힘이다. 중학생들이 스포츠를 하며 우정을 쌓고 로맨스를 펼치는 이야기 대신, 배드민턴 경기의 매력을 본격적으로 보여준다. 이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이 스포츠에 임하고, 그들에게 중요한 요소들을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로 끌어온다. 또 마을 사람들과 가족 이야기가 결합돼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든다. 해강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과 집에서 아버지와 보내는 시간, 마을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이 모두 그려져 ‘라켓소년단’의 세계관을 생생히 구현한다.

배우들의 연기는 장르를 넘나드는 ‘라켓소년단’을 지탱해준다. 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그루 역할을 훌륭히 소화한 탕준상은 혈기 넘치고 경쟁심 가득한 해강으로 변신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또 자칫 평면적으로 소모되기 쉬운 인물인 현종은 김상경 덕분에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가 됐다. 손상연, 최현욱, 김강훈, 이재인, 이지원 등 배드민턴 부원들도 빠르게 각 인물의 성격을 보여주며 앞으로를 기대하게 했다.

◇ 볼까

심각한 사건이나 별다른 걱정 없이 행복할 수 있는 만화 같은 드라마를 기대한 시청자에게 추천한다. 탕준상과 김강훈, 이재인, 이지원 등 젊은 배우들의 반짝이는 순간을 지켜보는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

◇ 말까

현실적인 드라마를 좋아하거나 대단한 서사를 기대하는 시청자에겐 권하지 않는다.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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