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 부족으로 동네 병의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10일 서울 양천구의 A이비인후과의원 원장은 쿠키뉴스에 "보건소에 문의하니 손을 쓸 수 없다며 기다리라고 한다. 환자들의 문의전화로 전화통엔 불이난다"며 답답한 상황을 전했다. AZ백신 접종 대상자인 60~74세 사전예약률이 당초 정부 예상치를 훌쩍 넘기면서 백신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의료현장에서는 AZ백신 부족뿐만 아니라 최소잔여형(LDS) 주사기 물량 부족도 호소하고 있다. LDS 주사기를 사용하면 AZ백신 1병당 12명까지 접종이 가능하다. 1병당 10명까지 접종하도록 권고한 표준지침보다 2명분을 추가로 접종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LDS주사기 물량 부족으로 1병당 2명씩 늘려서 받은 접종예약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A원장은 "주사기도 부족하다. 백신 접종 2주차부터 LDS주사기와 일반주사기를 절반씩 받았다. LDS주사기를 쓰면 1병당 최대 12번까지 접종이 가능한데 일반 주사기로는 아무리 잘 뽑아도 11번이다. 백신을 아끼고 아껴서 AZ백신 1병당 12명 접종을 기준으로 예약을 받았는데 백신이 부족한데다 주사기까지 모자라니 감당이 안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추가 물량계획은 없고 AZ백신이 부족하니 어르신들 중 희망자가 있으면 얀센 백신 잔여물량을 대신 맞춰주라는 지침이 내려온다. 주먹구구식 대응에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당장 다음주 수요일이 넘어가면 백신이 동날텐데 추가 물량이 들어오지 않으면 어떡할지 걱정이다"하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백신 접종이 문제인데 정부는 백신 접종 스티커, 뱃지를 돌리고 백신 인센티브를 홍보하고 있으니 실소가 나온다. 뱃지를 만들 때가 아니라 백신과 주사기 공급에 신경을 써야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현재 AZ백신 잔여량은 전체 물량 500만회분의 10%인 약 50만회분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는 60세 이상 대상자의 백신 사전예약률 70%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예약자가 80%를 넘기면서 10%가량의 물량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팀장은 "LDS주사기 사용에 따른 잔여량이 추가로 생길 수 있다. 10% 부족분이 LDS로 해소되지 않으면 저희가 지역마다 보건소에서 보유하는 백신을 신속하게 보충하는 작업을 해서 최대한 잔여백신을 아껴쓰는 방법과 보건소 보유분 공급 등으로 최대한 예약자 접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접종을 못받는 사람은 일괄적으로 예약변경 안내하고 접종 일정을 잡아드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다만 의료기관에 따라 예약자 중에 접종을 못하는 분이 생길 수 있다. 이때 개별적으로 의료기관이 취소하는게 아니라 정부가 별도로 안내하고 신속히 접종 일정을 잡으려고 한다. 개별적으로 병원이 취소할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AZ 백신 대신 얀센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얀센 백신 잔여분을 60~74세 사전 예약자에게 접종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홍 팀장은 "예약자가 AZ 백신을 접종받는 것으로 알고 예약했기 때문에 예약자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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