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국내 암생존자가 200만명을 넘어섰지만, 우리 국민 50% 이상이 암생존자에 대한 사회 참여나 직장 복귀 등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국립암센터로부터 제출받은 ‘암 생존자에 대한 인식도 조사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암 생존자와 함께 있는 것은 불편할 것 같다’는 답변이 2017년 40.5%에서 2020년 27.1%로 감소했다.
암 예방과 조기검진 확대, 암 치료기술의 발전으로 2018년 기준 암 상대상존율이 70%를 넘어서고 5년 넘게 재발하지 않아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이 116만명에 달하면서, 부정적 인식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암생존자의 직장 복귀 등 사회 진출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암생존자가 사회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2017년 56.7%가 ‘긍적적’이라고 답했지만, 2020년엔 48.1%로 떨어졌다.
사업주일 경우 암생존자를 고용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고용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2017년 38.8%에서 2020년 43.8%로 늘었다.
‘암을 진단받은 후 직장에 복귀할 경우 업무량이 줄고, 잦은 휴가로 동료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느냐’는 질문에 2017년 58.7%, 2020년 59%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인식은 앞서 진행된 암환자 직업관련 연구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암 진단‧치료 이후 고용률을 보면 △유방암 47.6%→33.2% △위암 65.9%→53.4% △폐암 68.6%→38.8%로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 조주희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삼성융합의과학원 심성근 박사 연구팀은 화순전남대병원과 공동으로 지난 2017년 10월부터 2018년 3월 사이 암 생존자 433명을 직접 만나 암에 대한 편견과 직장 내에서 겪은 차별 등을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에 따르면 암생존자의 24%(104명)가 암 진단 후 직장을 잃었다고 답했다. 20.7%(90명)는 고용주나 동료들로부터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친구나 이웃들이 암환자인 본인을 외면한다고 생각한 사람도 각각 24.2%, 22.4%였다.
조주희 교수는 “암환자의 삶의 의미, 경제적 손실, 노동 생산성을 고려했을 때 암환자의 직장복귀는 매우 중요한 사회적 문제”라며 “암 환자가 치료에 집중하고 치료 후 정상으로 회복하고 재활할 수 있도록 직장과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허종식 의원은 “지금까지 암치료와 예방이 주요 관심사였다면, 앞으로는 치료 이후 건강관리와 일상생활로의 복귀 등이 화두가 되고 있다”며 “직장 내 장애인인식개선교육이 필수로 진행되는 것처럼 학교나 직장에서 암뿐 아니라 특정 질환, 건강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교육을 제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10대~20대 암생존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사례로 △보험가입 거절 △체육시간 수업배제 △반평균 성적 떨어진다는 이유로 시험을 방해하거나 등교를 막음 △학교에서 소풍‧수학여행 일방적 배제 △일자리 취득 과정에서 군면제 사유 질문 △취업 이후 과거 병력으로 업무 배제 등의 내용이 의원실에 제기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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