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의 첫 번째 놀이, 넷플릭스 ‘지옥’ [들어봤더니]

연상호 감독의 첫 번째 놀이, 넷플릭스 ‘지옥’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1-11-16 18:28:21

넷플릭스 ‘지옥’ 제작발표회.   넷플릭스 제공

“지옥을 콘셉트로 한 작품은 봤지만, 정면에 내세운 작품은 처음 봤어요”

배우 유아인의 말처럼 오는 1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지옥’은 과감한 제목이 눈에 띄는 드라마다. 그 내용은 더하다.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초자연 현상이 우리 사회에 어떤 지옥 같은 변화를 일으키는지 현실적으로 그렸다. 동명의 원작 웹툰에 추천평을 적은 배우 박정민은 “연상호 감독의 전작 ‘부산행’과 ‘사이비’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작품 같다고 표현했다. 대체 어떤 드라마를 만나게 되는 걸까. 16일 오전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지옥’ 제작발표회에서 그 힌트를 들어봤다.

배우 김현주. 넷플릭스 제공

△ “지나치게 현실적이라 충격을 받았어요”

배우들은 영화나 드라마 출연 계기를 물으면 보통 대본의 재미나 감독, 작가를 향한 신뢰를 꼽는다. 간혹 넷플릭스 같은 OTT 환경의 호기심을 언급하기도 한다. 이날은 달랐다. 출연 배우들은 ‘지옥’이란 제목과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유아인은 “제목이 너무 셌다. 그 자체로 호기심이 생겼다”고 말했고, 김현주는 “지옥이란 단어의 힘이 굉장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초자연적 현상이 현실적으로 다가와서 뜻 깊었다고 했고, 원진아는 그것에 충격을 느꼈다. 양익준은 “연상호 감독이 바라보는 세계와 이야기가 독창적이다”라며 “그걸 영화에서 같이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출연계기를 설명했다. 배우들을 캐스팅한 연상호 감독은 “용신이 ‘드래곤볼’을 모으듯 배우 한 명, 한 명을 모았다”고 만족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유아인. 넷플릭스 제공

△ “천사를 거대한 얼굴 이미지로 표현한 그림이 재밌었죠”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지옥’을 본 배우 양익준 배우는 거대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CG로 작업한 사자(使者)와 천사 이미지를 보고 “진짜 압도적이더라. 상상한 것의 몇 배를 뛰어넘어버렸다”고 극찬했다. 유아인 역시 “이미지만으로 지옥에 끌려 들어갈 정도”라고 흥미로워했다. 예고편에서도 볼 수 있듯, 드라마 속 사자와 천사 이미지는 기존 통념과 다르다. 연상호 감독은 “고대 사람들이 봤던 사자와 천사의 원형이 무엇일까 상상하면서 만들었다”며 “집단에 의한 린치가 공포의 키워드”라고 사자를 세 명으로 설정한 이유를 전했다.

 
연상호 감독.   넷플릭스 제공

△ “언제든 새로운 놀이를 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연상호 감독은 최규석 작가와 ‘지옥’ 웹툰을 먼저 완성하고, 함께 영상화 작업을 진행했다. 처음부터 연 감독이 영화적으로 놀 수 있는 세계관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연 감독은 “‘지옥’은 첫 번째 놀이로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에서 첫 공개했을 때 기억에 남는 반응도 전했다. 인물들이 절하는 장면에서 같이 절할 뻔 했다는 반응, 미동도 없이 집중하면서 작품을 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연 감독은 ‘지옥’에 나오는 인물들이 “실제로 있을 법하다”며 “각자 다른 신념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사회와 신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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