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미세먼지 가득한 하늘 아래 풍경은 변했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운동장은 면적이 3분의 1로 줄었다. 야외활동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그곳엔 체육관이 들어섰다.
2021년, 기후 위기는 심해졌다. 다음 세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일회용품 줄이기, 분리수거 잘하기 밖에 없다. 그러나 모두 개인적인 실천에 불과하다. 환경을 생각하는 방식이 너무나 단순했다.
환경교육은 필요가 아닌 필수다. 공주대학교의 환경교육과 이재영 교수는 인터뷰 중에 이런 말을 했다. “지금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게 코딩 교육일까요,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 교육일까요?” 환경 오염으로 인한 각종 재해로 인간의 생명까지 위협받는 시대다.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쩌면 국·영·수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환경교육이다.
인터뷰가 끝난 후 연구실을 나오면서 무심코 승강기 버튼을 눌렀다. 이 교수는 “계단을 이용해 달라”고 말했다. 한 걸음씩 내려오면서 생각했다. 일상 속 행동을 쉽게 바꿀 수 없는 것처럼, 환경교육으로의 전환도 힘들 것이라고 말이다.
매번 승강기를 타는 사람에게 계단을 걷는다는 건 귀찮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 한 걸음이 모여 전기를 아끼고, 전기를 아낀 만큼 탄소를 줄일 수 있다. 환경교육도 마찬가지다. 어렵더라도 지금부터 발을 떼야 한다. 극심한 기후 위기로 생존조차 보장할 수 없는 다음 세대에게 한 걸음의 의미는 분명 다를 것이다.
이유민 객원기자 dldbals01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