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을 향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리와 함께라는 것을 증명해달라”고 촉구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NBC·CNN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화상으로 “우리는 유럽의 동등한 구성원이 되기 위해 싸우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당신들이 진정한 유럽인인지 증명해보라. EU는 우리와 함께 훨씬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U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의 편에 서주기를 호소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EU 가입 승인을 압박한 발언으로 보인다.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신청서에 서명했다고 밝히며 특별 절차를 통해 즉시 승인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사실을 전하면서 “이 도시에 20개 이상의 대학이 있고, 학생들과 주민들은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광장인 자유광장에 모인다. 오늘 아침 두 발의 미사일이 자유 광장에 떨어졌으며 수십명이 사망했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자유의 대가”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말을 통역하던 통역사는 목이 메인듯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누구도 우리를 무너뜨리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강하다”고 말했다.
그의 연설이 끝난 후 EU 의회 구성원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의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 뒤 유럽의회에 우크라이나의 공식 가입 요청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유럽 내에 (회원국 추가 확대에 대해) 이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유럽연합 의회는 EU가 러시아에 대해 보다 강력한 제재를 가하도록 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에 유럽의회 총 637명 의원이 찬성했다.
유럽연합 의회는 EU 정상들에게 러시아산 석유, 가스 수입을 제한하고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한편, 러시아 선박에 대한 모든 EU 항구를 폐쇄할 것을 촉구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