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9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당초 대선 결과가 지방선거 풍향계가 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불과 0.73%포인트 차 초박빙 결과가 나오면서 지방선거도 예단하기 어렵게 됐다.
대선 기간 중앙당 눈치를 보면서 몸을 움츠렸던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이 출판기념회나 예비후보 등록 등으로 본격 행보에 나서고 있다.이번 지방선거는 차기 정부 출범 블과 3주 뒤 치러지다보니 판세를 놓고 주요 정당의 분석도 제각각이다. 국민의힘은 대선 여세를 지방선거에 잇는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지방권력마저 빼앗길 수 없다는 견제심리를 기대한다. 대선 결과에 대한 민심을 재확인할 수 있는 전국단위 선거다보니 유권자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된다.
본보는 지방선거 전까지 경기도와 인천시의 지방선거 관련 이슈를 지속적으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경기도 안양시장 선거에는 누가 나오나
선거 때마다 엎치락뒤치락 바뀐 지방정권 이번에는...
이필운 전 시장 불출마 의사에도 ‘빅매치’ 기대심리 여전해
이번 안양시장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최대호 현 시장과 이필운 전 시장의 맞대결 여부다. 지난 네 차례의 지방선거에서 2승2패의 전적이 그 치열함을 잘 보여준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 전 시장이 그간 불출마 의사를 거듭 밝힌 터라 실제 맞대결이 이뤄질지 지대한 관심을 모은다. 지역에서 이 전 시장의 지지 세력이 공고하고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꼽히기 때문이다.지난 4번의 선거 때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 바뀐 유권자 선택이 이번에는 어떻게 나타날지도 관심사다. 이번 대선에서 안양지역에서는 민주당이 3%포인트 넘게 앞섰다.
◆더불어민주당 안양시장 후보군...최대호ㆍ임채호 2파전 양상
△최대호(63) 현 시장-탁월한 친화력이 돋보이는 정치인
앞서 비공식 자리에서 여러 차례 연임 도전 의지를 밝힌 상황. 지난달 14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사실상 출정식을 가졌다.
두 차례 안양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안양 동안을 당협위원장을 지냈다. 2017년 대선에서 민주당 재정위원회 부위원장을 맡는 등 활발한 활동으로 중앙당에서 확실한 이미지를 심었고, 현직 시장이라는 점에서 후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시각. 이미 ‘퇴색’했다는 지적에도 현직 시장 프리미엄이 얼마나 작용할지도 관심사다.
지난 4년여 임기 동안 청년정책을 중점으로 무난하게 잘 이끌어왔다는 평가. 그가 추진한 안양시 각종 정책들을 하나씩 떼어 놓고 보면 모두 높이 평가될 만하지만, ‘최대호’ 하면 떠오르는 큰 ‘한 방’이 없어 이미지 메이킹은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달 초 직무를 정지하고 선거에 뛰어든다.
△임채호(61) 전 경기도 정무수석-경선 승리가 첫 관문
시의원과 도의원을 2번씩 지냈고,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초대 경기도 정무수석을 역임했다.
4년 전 민주당 안양시장 경선에서 현 최 시장에게 패배한 뒤 절치부심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안양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그는 “초심을 잃지 않는 정치인이 되고자 책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에선 이재명 후보 직속 균형발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
△백종주(53) 한국인성교육연구원 원장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후보로 안양시장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들었다. 당시 안양시청사 이전, 안양ㆍ군포ㆍ의왕 3개시 통합과 안양교도소 이전을 공약했지만, 현재는 과천을 포함한 4개시 통합을 내세우고 있다.
2019년 민주당 복당 이후 지난 대선에선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국민사회화합 특보단 경기단장을 맡았다. 총선과 지방선거 연이은 낙마와 낮은 지명도는 단점. 후보군들 가운데 젊고 넘치는 열정은 강점으로 꼽힌다.
이밖에 이정국 전 민주당 동안을 당협위원장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안양시장 누가 뛰나...대선 결과에 고무돼 너도 나도 출사표
△이필운(66) 전 시장-불출마 의사에도 여전한 기대심리
행정고시를 거쳐 30년 넘게 공직에 몸담은 정통 관료 출신. 한때 ‘행정의 달인’이란 별칭은 그의 삶의 궤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간 여러 차례 불출마 의사를 밝혔음에도 현 최대호 시장의 대항마로 ‘이만한 사람이 없다’는 지역 여론에 따라 그의 출마를 기대하는 심리가 높아 여전히 하마평에 오른다.
다만 그의 성격상 전략공천이나 추대 형식이 아니면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
경기도 여주 군수, 청와대 행정관, 경기도 경제투자관리실장을 지냈다. 지난 2008년 전임 시장의 선거법 위반 낙마로 치러진 안양시장 재선거에서 당선됐지만 이후 낙선과 당선을 반복했다. 4번의 지방선거 모두 최 시장과 맞대결을 펼쳤다. 전적은 2승2패.
△장경순(62) 안양 만안구 당협위원장-풍부한 정치경륜 돋보여
안양시의원과 경기도의원을 2번씩 역임한 인물. 안양 토박이로 풍부한 정치 경험이 장점.
2년 전 21대 총선에 도전했으나 경선에서 이필운 전 시장에 밀린 후 진로를 바꿔 이번 지방선거 안양시장에 도전한다.
지난달 15일 안양 만안 당협위원회 선거 출정식을 갖고 대선 운동에 전력하면서 지방선거 출마는 함구해왔다. 그는 “안양 지역사회가 장기간 정체됐고 지역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며 “만안ㆍ동안 균형발전 등 안양의 미래를 위해 시장선거에 출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대영(59) 전 안양시의장-외모에서 풍기는 젠틀맨 이미지
안양지역에서 인구비중이 높은 충청도 출신으로 2선 시의원을 지냈다. 원만하고 합리적 성격 소유자라는 평판.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도의원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국민의힘 경기도당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정치역량을 키웠다. 일찌감치 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캠프 구성을 준비 중이다.
캠프에는 전직 시청 국장 출신과 도의원 출신 전 안양시 산하기관장이 합류하는 등 세를 키우고 있다. 이번 시장 선거에 대비한 꼼꼼한 준비와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그는 출마 예정자 가운데 가장 먼저 지난 12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음경택(61) 안양시의원-안양시 공무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인물
안양 토박이로 ‘최대호 저격수’란 별칭. 지난 4년여 의정활동 기간 날카로운 질의로 최 시장과 연일 대립각을 세우면서 공직사회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안양 동안을 지역구에서 5선을 지낸 심재철 전 국회 부의장 특보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간 시장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드러낸 적은 없지만 주변의 강력한 권유로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는 소문. 이 지역 영향력이 큰 심 전 국회의원의 의중이 출마를 결정할 주요 변수로 보인다.
장점은 열정적인 의정활동으로 이미 보여줬고, 철저한 자료준비와 꼼꼼함이 돋보인다. 다만 기초의원에서 기초단체장으로 직결된 사례가 매우 드물어 그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과제다.
△김필여(56) 안양시의원-섬세함이 강점인 온화한 스타일
경북 영주 출신의 약사.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로 섬세함이 돋보이나 강력한 리더십 부족은 극복해야 할 과제. 지난 8년간 의정활동에서 약사 출신답게 보사환경위원회에서 관련 분야 제도개선에 힘써왔다. 현 안양시의회 국민의힘 당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대한약사회 정책기획단장과 유엔피스코의료봉사단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지역구 시의원의 한계를 극복할 지명도 높이기가 관건이란 지적.
△이승경(57) 전 안양시의원-‘자료에 살고 자료에 죽는다’
두 번의 시의원을 거쳐 현재 평촌시외버스터미널 부지에 개발 중인 오피스텔 사업과 관련해 ‘특혜 건축을 반대하는 공동비상대책위원회’ 건영5단지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시의원 시절 의회 내 그의 방은 발 디딜 공간이 없을 정도로 각종 자료가 산더미처럼 쌓인 것으로 유명하다. 방대한 자료수집과 검토는 그의 꼼꼼한 성격을 보여주는 일면.
경기도 한궁협회 회장, 봉사단체인 ‘더꿈의학교’ 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장 출마를 밝힌 뒤 권리당원 모집에 힘쓰면서 당내 경선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다.
△심재민(58) 전 안양시의원-3선의 예리한 시각 소유자
안양시의회 3선 의원을 역임하고 지난 총선에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안양 동안갑에 도전장을 냈으나 공천에서 탈락했다.
안양시소상공인연합회 정책연구소장을 맡아 활동해 왔다. 안양시 관악수목원을 안양시민에게 돌려달라며 청와대 앞에서 관악수목원 서울대 무상양도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의정전략특위위원장을 맡았다.
안양=김태영 기자 ktynew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