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6·1지방선거 달아오른다⓶ 안양시장 출마 예정자들이 바라본 현안사업과 논란은

[기획] 6·1지방선거 달아오른다⓶ 안양시장 출마 예정자들이 바라본 현안사업과 논란은

안양교도소 이전, 국철 지하화 한목소리
시외버스터미널부지 개발사업, 박달스마트밸리 조성은 논란으로 꼽아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공약, 이번에는...정부 국책사업 선정이 관건

기사승인 2022-03-22 17:52:57
안양 평촌신도시 전경

안양시장 출마예정자들이 꼽은 지역 현안사업은 안양교도소 이전과 국철1호선 지하화, 평촌신도시 재정비 특별법 등이다. 출마예정자 대부분이 우선순위로 입을 모았다. 이어 관악산 관통도로 개설 등이 뒤따랐다.

다만 이 사업들은 지방자치단체 역량을 넘어선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는 터라 중앙정부 차원의 국책사업 선정 여부가 첫 관건이다.

그럼에도 여ㆍ야 할 것 없이 출마예정자들이 공약으로 내세운 배경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안양지역 공약으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출마예정자들이 비판한 안양지역 문제로는 가칭 ‘박달스마트밸리 조성사업’과 평촌 시외버스터미널부지 개발사업이 가장 많이 지적됐다.

‘박달스마트밸리사업’은 사업추진 초기과정에서 재공모ㆍ재심사 등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고, 소송으로 이어지면서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평촌 시외버스터미널부지 개발사업은 최대호 시장과의 연관성 의혹이 핵심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공방이 이어졌는데, 4년이 지난 지금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 밖에 10년 넘도록 개발방향조차 잡지 못한 만안구 수의과학검역원 부지 문제도 거론됐다.

한 출마예정자는 “‘박달스마트밸리 조성사업’은 안양시의 어설픈 행정으로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며 “사업추진이 2~3년은 늦춰질 공산이 커 향후 책임공방이 불가피하다”고 잘라 말했다.

 
◆안양교도소 이전...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지역공약으로 기대감 커져

1963년 세워진 안양교도소(38만8623㎡)는 안전진단에서 긴급 보수ㆍ보강이 필요한 재난위험시설 D등급을 받으면서 2010년부터 재건축이 추진돼 왔다.

법무부가 2010년 12월 신청한 건축협의를 안양시가 거부하면서 소송으로 이어졌고, 2014년 안양시가 최종 승소했다. 이듬해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교정시설 재배치 및 국유재산 효율화 방안’이 수립되면서 교도소 이전이 본격 추진됐다.

인근 의왕시 왕곡동 산101번지 일원에 서울구치소ㆍ서울소년분류심사원ㆍ서울소년원과 함께 사법ㆍ법무시설 및 관련공무원 주거단지가 포함된 가칭 ‘경기남부 법무타운’ 조성사업이 추진됐으나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쳐 결국 무산됐다.

각종 선거 때마다 출마 후보들 단골 공약이었지만 정부 차원에서 추진돼야 할 사안이라 늘 한계에 봉착했다. 하지만 지난 대선 당시 안양지역 유세에 나선 윤석열 후보가 교도소 이전을 약속하면서 추진 동력은 확보됐다.

◆안양 평촌신도시 재정비 특별법...잘못된 선례 우려 속 차기 시장 큰 과제로 남아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은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 용적률 상향 등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공약했다.

1기 신도시는 분당ㆍ일산ㆍ평촌ㆍ중동ㆍ산본 등 5곳으로, 29만2000가구 규모다. 오는 2026년이면 대부분 단지가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다.

평균 용적률 169~226%로 건설됐는데, 토지용도 변경과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추가하고 체계적으로 재정비사업을 추진하면 10만호 이상을 추가 공급할 수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안양 평촌신도시는 54개 단지 4만1400가구로, 평균 용적률은 204%다.

우려도 나온다. 특별법 제정을 통한 정비사업 방식이 도시개발에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향후 2기 신도시 등 타 지역에서도 형평성을 근거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대호 안양시장 등 군포ㆍ고양ㆍ성남ㆍ부천 등 5개 시장들은 지난해 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칭 ‘노후 1기 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정부와 정치권에 요구했다.

◆국철 1호선 지하화...103만 서명운동에도 좌절, 막대한 예산 확보가 첫 관문.

경부선 국철 지하화 사업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 안양시장에 당선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최대호 시장의 대표 공약으로 주목받았다.

당초에는 국철 1호선 안양구간 7.32㎞ 지하화로 출발했으나, 이후 용산구ㆍ동작구ㆍ영등포구ㆍ구로구ㆍ금천구ㆍ군포시가 동참하면서 총 32㎞ 구간으로 늘어났다.

당시에는 9조6000억 원으로 추산되는 막대한 사업비 때문에 경제성 논란 등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 시장은 2012년 10월 지하화 구간 6개 지자체장들과 합심해 ‘지하화추진위’를 구성하고, 같은 달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책사업으로 정부에서 추진해 줄 것을 요구했다. 지하화 촉구 서명운동에는 한 달 만에 103만여 명의 시민이 서명했다.

정치적 논란도 겪었다.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안양시의원들이 “시민들을 선동해 지방선거용 표몰이로 활용하고 있다”며 비판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하화추진위’는 2012년 대선에서 ‘경부선 철도 지하화’를 후보들 공약으로 채택하도록 요청했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공약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최근 국철지하화 사업이 다시 부각되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선거공약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현재 안양시가 추산한 사업비는 15조원이 넘는다. 중앙정부 차원의 국책사업 선정 여부가 관건이다.

지은 지 60년 가까이 된 안양교도소 모습. 재난위험시설 D등급을 받으면서 재건축 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출마후보들이 뽑은 안양지역 논란-

가칭 ‘박달스마트밸리 조성사업’...재공모ㆍ재심사로 공정성 훼손 자초

시외버스터미널부지 개발사업...또다시 의혹 쟁점화 공산 커져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부지...매입 후 10년 넘도록 방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외버스터미널부지 개발사업...여전히 구설에 올라

안양시 동안구 평촌 옛 시외버스터미널부지 개발사업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의혹이 제기된 이후 현재까지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핵심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소유의 터미널 부지를 낙찰 받아 사업을 추진 중인 해조건설(주)의 전신이 최대호 시장의 필탑학원과 연결됐다는 내용이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도 경쟁 후보들이 관련 의혹을 제기하면서 고소ㆍ고발로 이어졌다. 선거를 앞둔 ‘정치적 악용’이라는 수사도 붙었다.

사업을 반대하는 터미널 부지 인근 주민들이 청구한 감사원 공익감사가 7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2020년 12월 기각ㆍ각하되면서 외형상 논란은 일단락됐다.

현재 개발사업은 막바지 인허가 과정에 있다. 다만 한 시민단체 등이 법원에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도시관리계획결정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다음달 28일 첫 변론이 시작된다. 이번 선거에서 다시 쟁점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 출마예정자는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 공방이 불가피한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재공모ㆍ재심사로 얼룩진 박달스마트밸리 조성사업...공정성 시비, 책임공방 불가피

박달스마트밸리사업은 만안구 박달동 탄약부대 일대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306만㎡ 부지 중 3분의 1 정도에 대체 시설(지하화)을 설치해 국방부에 기부하고, 나머지 땅에 첨단사업과 주거, 문화시설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민관합동사업이다.

사업비만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박달동 일원의 지형을 바꿀 안양시 역점사업으로 꼽힌다.

지난 대선에서 낙선한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공약에도 포함됐다.

민간사업자가 사업추진 과정의 공정성을 문제 삼아 안양도시공사를 상대로 낸 ‘재심사 집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지난달 17일 인용하면서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재공모ㆍ재심사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향후 책임 공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밖에 일부 출마 예정자들은 만안구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부지 문제도 거론했다. 5만6300㎡ 부지에 건물 27개 동(연면적 2만8800㎡) 면적으로, 안양시가 지난 2010년 1300여억 원을 들여 매입했다.

매입계약 과정에서 시장이 바뀌면서 매입 번복 등 부침도 겪었다. 시민편의시설 조성안, 시청사 이전안, 복합행정타운 조성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으나 소유권을 넘겨받은 지 10년이 다 되도록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전임 이필운 시장 때 수차례 외부 용역을 통해 관상복합개발 등 추진방안이 나왔지만, 2018년 최대호 시장 취임 뒤 또다시 용역만 발주한 채 4년 동안 개발방향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비판 대상에 올랐다.

이와 함께 호계동 효성 부지 개발방안,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에 비해 낙후된 공연시설인 안양아트센터 재건립 문제도 지역현안으로 지적됐다.

출마 예정자들이 꼽은 지역현안 상당수가 지방자치단체 역량을 넘어선 것들이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바탕으로 중앙정부 힘을 빌려 추진할 수밖에 없는 한계적 사안이다.

 안양=김태영 기자 ktynews@kukinews.com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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