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비롯한 정치권의 돌아가는 판을 읽어보고자 18대부터 20대까지 내리 3선을 지낸 김영우 전 미래통합당 의원과 전화 연결해 10일 열린 대통령 취임식과 인사청문회 그리고 지방선거 등에 대해 의견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김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윤석열 정부, 인사 편중으로 걱정스러워”
▲ 김영우 전 미래통합당 의원(김영우 제공)
- 10일 윤석열 정부가 취임해서 이제 여당 정치인이 되었는데 어떠세요?
“저는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사실상 별로 달라진 게 없는 상태예요. 그리고 전 마음속으로 재야 정치인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지금 현직 의원도 아니고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쓴소리하는 정치인이 꼭 필요하다고 봐요. 그래서 저는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을 거고요. 더구나 지금 윤석열 정부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출범했어요. 국민 앞에 겸손해야 되고 또 능력을 보여줘야 되죠. 성공한 정부가 되기 위해서 저처럼 쓴소리하는 정치인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대선 후 2개월이 지났는데 2개월 동안의 행보는 어떻게 보셨어요?
“2개월 동안 인수위와 여러 인사하는 걸 보니 조금 걱정스러운 면도 있어요. 다양성에 있어서는 그런 좀 아쉬움이 있고 인사가 편중됐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윤석열 정부는 굉장히 국민 여론밖에는 믿을 곳이 없을 거예요. 그래서 국민 여론의 경청하고 귀 기울이는 그런 모습이 굉장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 윤석열 정부는 능력이 중요하지, 지역이나 성별 등의 안배는 필요 없다는 얘기 하는 것 같아요.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다양성이라는 건 굉장히 중요한 정부의 메시지예요. 아직 현실적으로 우리나라가 지역 문제나 젠더 문제 등은 심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역대 정부에서도 다양성에 기초한 인사 하려고 노력 하는 거죠. 그리고 너무 특정 지역에 사람들 위주로 인사가 되면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능력이 없는 것처럼 비친단 말이에요. 그건 잘못된 메시지고 잘못된 인사라는 생각해요. 인사는 다양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죠.”
- 10일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잖아요. 어떻게 보셨어요?.
“저는 취임사가 전반적으로 좋은 내용이라는 생각해요. 왜냐하면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사는 굉장히 좋은 말들을 다 담았는데 별로 남는 게 없었죠. 그런데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 취임사는 자유라는 가치를 통해서 경제 문제 사회 문제 양극화 문제 국제사회와 연대 문제 책임 문제를 잘 관통했다고 봐요. 반지성주의 얘기를 하면서 지금 민주당을 직접 공격한 것 같은 내용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취임사가 잘못됐다고 하는 건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생각해요.”
- 자유라는 단어를 35번 언급했죠. 그러나 자유를 억압한 건 국민의힘 계열 정부 아닌가요?
“국민의힘이 자유를 억압했다는 말은 공감하기가 어려운 얘기고요. 이건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역대 정부가 개인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자유에 대해서 깊이 성찰하지 않았어요. 너무 국가 주도의 관 주도의 정책을 많이 썼고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자유권에 대해서 깊이 성찰하거나 자유를 중요시하게 생각 안 했습니다. 이것은 보수와 진보 포함해서 기존의 모든 정치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이제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자유에 대해 잘 생각해 볼 때가 됐죠.”
“인사청문회,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민주당이 큰 문제”
- 윤석열 정부 지지율은 어떻게 보세요?
“지금 지지율이 별로 높지 않죠. 이것은 지난 대선이 워낙 치열했던 상황에서 지지율이 아직 높게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인수위 과정에서도 그렇고 좀 인사가 만사인데 그 인사에서도 국민의 상식적인 여론 판단 이거에 비춰봤을 때 부족한 면이 있다는 게 아마 복합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들어요.”
- 인사청문회가 연이어 있었잖아요. 인사청문회는 어떻게 보셨어요?
“정호영 후보처럼 문제가 있어 보이는 후보도 문제지만 사실 민주당 의원들이 이번에 인사청문회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죠. 지금 청문회가 완전히 코미디가 돼 버렸어요. 청문회의 의미를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생각해요. 자료 제출 요구 하면서 청문 날짜까지 많이 미뤘지만, 자료 제출을 하면 뭐 합니까. 자료를 제대로 미리 살펴보고 또 취재하고 확인하는 걸 민주당 의원들이 하지 않았어요. 이런 식의 청문회라면 하나마나한 청문회죠.”
- 가장 문제는 누구라고 보세요?
“정호영 후보 같은 경우 스스로 잘못이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제가 볼 때 상당히 이해 충돌의 여지가 많고 그렇기 때문에 좋은 후보감이란 생각은 안 하고 이것은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한동훈 후보자는 문제없다고 보세요?
“한동훈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기 때문에 처음에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했을 때 전 놀랐어요. 하지만 측근이라고 해서 장관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죠. 오히려 과거에 문재인 정부에서 조국 민정수석이나 아니면 추미애 민주당 대표 법무부 장관 시킨 것보다는 문제가심하지 않다는 거죠. 중요한 때인 만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는 장관이 되면 일을 잘해야죠.”
-근데 한동훈 후보자나 조국 전 장관이 뭐가 다르냐는 말도 있는데.
“한동훈 후보자의 딸은 입시 비리가 아니에요. 논문이라는 것도 현재까지 그게 입시 비리와 연결됐다는 증거는 없죠. 그다음에 그것을 누가 대필하거나 자문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조국 전 장관과 다른 사안이죠.”
- 한동훈 후보자 딸이 고등학교 2학년이라 그런거고 이제 입시에 이용하기 위해 하는 거 아닌가요?
“그게 물론 대학은 가려고 하겠지만 하지도 않은 인턴을 했다고 확인서 주변에서 써주고 표창장을 위조한 거와 사안이 다르다고 봐요.”
“총리와 장관 후보 연계는 부적절”
- 가장 쟁점이 총리 인준 여부 같아요. 민주당이 총리 인준 안 해주면 대행 체제로 갈 것 같은데.
“6.1 지방선거 전에는 민주당도 결론을 내리라고 보고요. 민주당은 한동훈 정호영 등 몇 명의 국무위원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대신에 한덕수 총리 후보를 인준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저는 해석을 해요. 하지만 그런 민주당의 전략은 옳지 않죠. 한덕수 후보가 부적격이면 차라리 표결해서 부결시키는 게 맞고 다른 후보들이 또 부적격이면 후보들을 문제 삼는 게 맞죠. 한 총리 후보와 다른 후보를 패키지로 연계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고요.”
- 그럼 한덕수 후보자에 대해서 어떻게 보세요?
“한 총리 후보자는 총리 후보로 뭐 부결시킬 만큼의 흠결이 있다고 보지는 않아요. 물론 고액 자문료 등이 일반 국민의 정서에 맞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덕수 후보가 총리로서 가지고 있는 능력이나 자질을 부정할 정도는 아니죠. 그리고 지금은 경제 안보 비상 상황이고 이런 상황에서는 한 총리 후보를 인준해주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죠.”
- 민간기업과 공직 오가는 게 좋은 건 아니지 않나요?
“그건 앞으로 더 정교한 법안이 제도적으로 만들어져야 돼요. 공무원 출신들이 자문이나 고문하는 게 현재 불법이 아니고 민간 기업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도 없어요. 그건 또 민간 기업이 그런 자료를 제출할 수도 없고 할 리도 없고요. 이런 것은 앞으로 제도적으로 보완돼야 될 문제죠. 물론 다시 공직을 맡게 되는 경우는 우리가 살펴봐야 되지만 이것은 총리로서 자격이 없다고 할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죠.”
- 지방선거가 3주 남았잖아요. 지방선거 상황 어떻게 보세요?
“어느 당이 승리할지 정말 예측하기가 힘든데 제가 예측하기에 전국적인 차원에서 국민의힘이 우세하리라고 봐요. 지난 2018년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압승했지만 지난 문재인 정권 5년 국정운영이 실패했죠. 거기다가 중요한 것은 이재명 전 지사가 대선에서 패하고 다시 인천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것은 볼썽사나운 일이죠. 이재명 전 지사의 출마는 민주당의 도움은커녕 조국의 늪에 이어서 이재명의 늪을 또 만드는 거죠.”
- 왜요?
“왜냐하면 대선에서 패했으면 거기에 대해서 반성하고 성찰해야 하는데 국회의원으로 나오면 민주당 내 갈등이 굉장히 심각해질 겁니다. 지금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고문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가 않아요. 앞으로 민주당은 조국 전 장관과 이재명 고문의 늪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고 민주당 내 분열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길을 가게 될 것이란 생각해요.”
- 너무 빨리 나온 건가요?
“그렇죠. 너무 빨리 나온 거기도 하고 민주당이 얼마 전에 통과시킨 검수완박 관련 법안 결국 민주당의 속셈이 드러났고 이재명 전 지사의 출마가 증거라는 거죠, 이렇게 해서 민주당에는 굉장히 역풍이 불 가능성이 커요.”
“안철수 출마, 경기도에 긍정적인 영향 줄 듯”
▲ 김영우 전 미래통합당 의원(김영우 제공)
- 경기지사가 최대 승부처가 될 것 같은데.
“맞습니다. 인구가 가장 많은 광역단체고요. 경기도는 또 수도권이죠. 그래서 지금 경기도에서는 지난번 대선이 다시 치러지는 느낌이에요. 이재명 고문의 대리인인 김동현과 윤석열 대통령의 대리인인 김은혜가 맞붙는 형국이죠. 결과에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크게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도뿐만 아니고 지방선거 자체가 대선 연장전 같은데 이게 좋을까요. 아님, 나쁠까요?.
“아주 좋지 않죠. 왜냐하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는데 이게 이재명 전 지사가 다시 보궐선거에 나오면서 다시 정말 대통령 선거가 또 치러지는 듯한 상황이 돼버렸어요. 이것은 국민 통합과 화합에 정말 좋지 않고 민주당도 사실은 대선에서 패하고 나서 개혁을 통해서 한 번 더 도약해야 다음에 또 총선과 또 대선에서도 좋을 텐데 오히려 민주당 스스로가 자신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어요. 이런 상황은 정치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 돼요.”
- 안철수 전 인수위원장이 재·보궐 선거 출마는 어떻게 보세요?
“저는 안철수 위원장의 출마는 이재명 후보와는 다르다고 봐요. 안철수 위원장은 지난 대선 본선에서 최종 후보로 뛰지는 않았고요. 그래서 저는 이번에 자신의 안랩 연구소가 있는 분당갑에 출마하는 것은 명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반대할 이유가 없고요. 그리고 안철수 위원장은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서 이제 국민의힘 여당의 정치인으로서 차기 당권 또 차기 대권 가도에서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굉장히 중요한 선거라 생각하고 그다음에 경기도지사 이번에 선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분명히 줄 겁니다.”
- 수도권 말고 어디가 중요할까요?
“결국 저는 충청도하고 강원도 같아요. 강원도도 상당히 중요한 지역이에요. 이광재 전 지사가 다시 뛰어들었고 우리 쪽에서는 김진태 전 의원이고 굉장히 그래도 인지도와 지명도 있는 두 정치인이 맞붙게 생겼는데 강원도도 굉장히 중요한 지역이라고 생각하고 충청도도 마찬가지죠. 지리적으로 봤을 때 충청도는 중원인데 국민의힘이 대선에서도 이번에는 그래도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그거를 잘 지켜내는 일이 중요하겠죠. 충청도에서도 만약에 지면 그것도 타격이 심하죠. 여당으로서는요.”
- 앞으로 선거에서 관전 포인트는 뭘까요?
“이번에 선거 관전 포인트는 지난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냐 아니면 또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과정 통치 이미지에 대한 평가냐 이 두 가지가 서로 굉장히 중요한 관전 포인트에 변수라고 생각합니다.”
- 어느 당이 이길까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국민의힘이 이길 겁니다. 지난 2018년도는 민주당이 압승이었는데 그때 정도로 국민의힘이 압승은 못 하겠지만 그래도 이기리라고 봐요. 광역 단체장 17개 중 10개 이상은 충분히 이긴다고 보고요. 많으면 12개죠.”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