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67) 전 일본 총리 피격 사건 용의자인 야마가미 데쓰야(31)가 ‘어머니가 빠진 특정 단체와 아베 전 총리가 가까운 관계라고 생각해 살해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경찰 진술에서 특정 종교 단체를 거론하며 “어머니가 이 단체에 빠져 돈을 내는 등 생활이 어려워졌다”면서 “단체 지도자를 노리려고 했지만 어려웠고, 아베 전 총리가 이 단체와 가까운 관계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마이니치 신문도 야마가미가 특정 종교 단체 간부 이름을 언급하면서 “이 간부를 노릴 생각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간부는 사건 현장에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 신문 역시 “야마가미가 특정 종교 단체 이름을 들먹이며 불만을 토로했다. 아베 전 총리가 관련돼 있다는 독자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길이 40㎝, 높이 20㎝ 가량의 사제 총을 압수했다. 야마가미 자택에서도 비슷한 특징을 가진 사제 총 몇 정과 화약류가 발견됐다. 야마가미는 2002~2005년 해상자위대 임기제 자위관으로 지내면서 소총 사격과 해체 조립 등을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야마가미가 특정 정치 단체나 폭력단에 소속되지 않았으며 혼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파악하고 있다. 야마가미는 사건 전날 범행을 결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지만, 경찰은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계획적 범죄로 보고 있다고 주간 문춘은 설명했다.
아베 전 총리는 8일 오전 11시30분 쯤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 지역 근처에서 선거 유세를 하다가 총격을 당했다. 그는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과다 출혈로 같은 날 오후 5시3분쯤 사망했다.
NHK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의 시신을 실은 차량은 9일 이른 오전 나라현립 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나와 이날 오후 1시30분쯤 아베 전 총리의 자택이 있는 도쿄 시뷰야에 도착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