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0.5%포인트(P)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11년 만의 금리 인상이다. 당초 ECB는 금리를 0.25%P올릴 것으로 시사했었으나 시장의 예상을 깨고 빅스텝을 단행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AP·BBC 등 외신에 따르면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에서 0.50%로 50bp(0.5%P) 인상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해온 25bp 인상안의 두 배 규모다.
ECB는 이날 수신금리과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0%와 0.75%로 0.50%P 인상했다.
11년 만에 ECB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 건 물가 상승의 압력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8.6% 뛰어 1997년 관련 통계 집계 개시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러시아산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은 20% 가까이 치솟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악화하고 있어 만장일치로 0.5%P인상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공급 제약 등으로 높아진 불확실성을 경제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올해 하반기와 그 이후의 전망을 매우 흐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ECB는 오는 9월에도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했다. ECB는 자세한 금리 인상폭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추가 인상이 적절하고 회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로존 내 분절화 현상을 막기 위한 방지책의 일환으로 변속보호기구(TPI) 도입을 승인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