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시장 떠난 SK바사, 귀환 시점은

독감 백신 시장 떠난 SK바사, 귀환 시점은

2020년 1위 찍은 후 코로나19 백신에 몰두
사측 “독감백신 생산 재개 논의 없어”
업계 “오래 떠나있진 않을 것” 전망

기사승인 2022-07-29 07:00:02
쿠키뉴스 자료사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백신의 수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국내 독감 백신 시장의 패권이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자체 개발 및 위탁생산(CMO) 사업으로 바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까지 독감 백신에서 손을 떼자, GC녹십자가 시장 1위를 다시 차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앞서 2020년 시장에서 ‘반짝’ 1위를 차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독감 백신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올해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사업에 사용될 독감 백신을 공급할 기업은 GC녹십자·보령바이오파마·한국백신·사노피 등이다. NIP사업은 공급 단가가 높지 않아 기업들에게 인기 있는 판로는 아니지만, 정부로부터 선정되 대규모 물량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안정적이고 상징성도 있다. 

올해 국가출하승인을 받고 국내에서 독감 백신을 생산·공급할 기업 명단에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올해 독감 백신 국내 유통 물량은 약 2800만명분으로, 제조·유통사는 국내기업의 7개 품목, 해외기업의 2개 품목이다. 보령바이오파마(2품목), 보령제약, GC녹십자, 한국백신(2품목), 일양약품, 사노피파스퇴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이 공급한다.

지난해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지난해에는 총 9개 품목, 약 2880만명분의 독감 백신에 대한 국가출하승인이 진행됐다. 제조·유통사는 올해와 동일한 국내기업 5곳, 해외기업 2곳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원년인 2020년도까지만 해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셀플루4가프리필드시린지’를 국가출하승인받고 국내 공급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 백신 시장의 신흥 강자로 꼽혔다. 2019년까지만 해도 독감 백신을 포함해 국내 전체 백신 시장에서 생산실적 1위는 GC녹십자의 독감 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시린지주’로, 생산실적은 461억2500만원이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4가프리필드시린지(이하 스카이셀플루4가)’는 생산실적 368억2000만원으로 전체 백신 가운데 5위, 독감 백신 중에서는 2위였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 백신 시장 1위로 급등했다. 생산실적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1646억6000만원, GC녹십자가 828억7000만원을 기록해 역전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스카이셀플루4가에서 거둬들인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7년 121억원 수준에서 2020년 638억원까지 확대됐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 백신 생산을 멈춘 상태다. 코로나19 백신 생산 및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트스라제네카, 노바백스 등의 코로나19 백신의 CMO를 담당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도 생산한다. 2021년부터 계속해서 스카이셀플루4가 생산실적은 0원인 셈이다.

스카이셀플루4가의 시장 귀환 시점은 미지수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스카이셀플루4가는 아직까지 생산하지 않고 있으며, 언제 생산을 재개할지는 논의되고 있는 바가 없다”며 “기존에 스카이셀플루4가를 생산하던 라인 일부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생산되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 상황의 불확실성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9년에서 2020년 사이 갑작스러운 시장 1위 등극에 대해서는 “국내 독감 백신 수요 조사는 보통 연초에 하는데, 2019년 말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최초 발생해서 2020년 초 수요조사 당시 높은 수요가 예측됐다”며 “뿐만 아니라 2020년 초 세계보건기구의(WHO) 사전적격심사(PQ) 인증을 받으면서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는 영향이 맞물려 스카이셀플루4가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 백신 시장을 오래 떠나있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정윤택 제약산업연구원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한시적으로 코로나19 백신에 전사적으로 몰입하고 있지만, 이외의 사업에서 기본적인 역량이 있기 때문에 독감 백신 시장에서도 여전히 경쟁력을 가진다”고 내다봤다. 이어 “과거 SK케미칼에서 분사될 때부터 고가·고품질 프리미엄 백신에 집중했다”며 “국내 기업 중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해 WHO의 PQ 승인을 획득한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녹십자 뿐”이라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국내 시장을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독감 백신 시장 규모는 7조~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규모 수요와 기회가 많은 분야이기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놓을 이유가 없는 좋은 시장”이라고 부연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