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엠은 금융혁신지원특별법과 함께 지정된 1호 혁신금융서비스다. 서비스 초반엔 알뜰폰 이미지 개선과 5G(5세대 이동통신)로 주목받았다. 생태계를 키우는 ‘메기’에서 리브엠은 어느 날 교란어종인 ‘베스’로 전락한다. 원가보다 낮은 요금제, 과도한 사은품을 앞세운 일명 ‘금권 마케팅’때문이었다.
문제는 영업 손실이 크다는 점이다. 13일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실에 따르면 리브엠은 지난 2020년 139억원, 2021년 184억원 손실을 냈다. 손실이 큰데도 리브엠은 영업방식을 고수해 구설에 올랐다. 혁신 서비스 인가를 취소해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와중에 금융위가 규제혁신 계획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재점화한 양상이다. 지난달 14일 열린 제4차 금융규제혁신회의 발표 내용을 보면 “‘금산분리’(금융과 산업 분리)기본 틀은 유지하되 금융 산업이 디지털화와 빅블러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하도록 부수업무와 자회사 출자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는 게 당국 계획이다.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휴대폰 판매점 연합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알뜰폰 은행 부수업무 지정을 반대하고 있다. 거대 금융기관이 사업에 진출하면 이동통신 시장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고 협회는 주장한다.
협회는 최근 성명에서 “리브엠 사례에서 본 것처럼 거대 금융기관은 혁신 서비스는 보여주지 못하고 막대한 자본력 기반 ‘금권 마케팅’으로 이동통신 시장을 혼탁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위가 알뜰폰 은행 부수업무 지정을 검토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담보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은행 부수업무에 통신업이 포함되면 파장은 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요금제를 원가 이하로 팔다보니 시장을 교란시키지 않나 생각 한다”라며 “또 자회사 규제 이슈 대상도 아니어서 우리로선 가입자 유출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싸고 질 좋은 요금제 나오면 좋을 것”이라면서도 “경쟁사 관점에서 보면 막강한 사업자가 나타나니 부담스러운 게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우선 신중을 가하려는 모습이다. 정부는 시장의견을 모아 내년 초 구체적인 방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산분리 규제완화 방안을 검토하면서 은행 부수업무 겸업도 들여다보고 있다”라며 “알뜰폰 등 특정 서비스를 넣겠다는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