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게임과 인공지능 [쿠키칼럼]

인디게임과 인공지능 [쿠키칼럼]

AI기술의 발전...독립 개발자들의 작업 속도, 상상력까지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

기사승인 2023-02-02 20:34:31
[쿠키칼럼-이유원]

인공지능의 발전은 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복잡하고 어려운 연구와 기술 적용의 과정이 필요 없이 간편하기 때문에, 업계에 상용화 된 다양한 AI 서비스들이 독립 콘텐츠 제작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채택되고 있는 형국이다.

유튜브, 틱톡 등에서는 한정된 예산과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고급 성우나 편집자, 장비를 갖추기 어려운 소규모 다큐멘터리, 게임, 영화 채널이 브루 등 인공지능 기반 자막 생성 프로그램, 타입캐스트 등 인공지능 성우 믹싱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서울 2033'에 적용된 AI제작 일러스트.

예산의 제약 없이 다양한 콘텐츠 제작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콘텐츠 시장의 기초를 담당하는 독립 제작자들에게도 지대한 도움을 주고 있는 셈이다.

인디게임 역시 다양한 가능성이 새로이 열린 상태이다. AI Dungeon은 GPT-3 모델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스토리텔링 서비스다. 생성의 기반이 되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AI Dungeon은 비어있는 공간을 자신이 미리 입력받은 배경 정보와 다양한 생성 설정 등을 참조해 최대한 자연스러워보이는 내용으로 채워준다.

텍스트 기반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게임을 4년째 서비스 중인 우리 회사의 스토리 작가 팀에서는 2년 전부터 이 서비스를 꾸준히 애용해왔는데, 작가들의 작업 속도를 크게 향상시켰고 창의적인 글감을 뽑아내는 데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흔히 작가의 폐색(Writer's block)이라고 하는 스토리 작가들의 고질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에 엄청난 활약을 했는데, 인간인 작가는 글 전개가 막혀 답답할 때에도 AI는 거침없이 다양한 수천 개의 전개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체의 스타일, 장르, 호흡 등까지 세부적으로 조정 가능한 Novel AI, 비문학을 포함해 글의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언어까지 지원하는 OpenAI ChatGPT 등 작년부터는 더 다양하고 강력한 서비스가 출범하면서 스토리 작가 팀의 작업은 더욱 쉽고 흥미진진해졌다.

AI 이미지 생성 분야에서의 괄목할 만한 성장과 상용화 역시 인디게임에겐 큰 수혜다. 그래픽 에셋을 구하는 일은 소규모 독립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선 비용도 부담스럽고, 적절한 작업자를 찾기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작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며 출범한 Novel AI의 이미지 생성 서비스는 유저가 입력한 프롬프트와 키워드만으로 그럴싸한 이미지를 순식간에 저렴한 가격으로 생성해준다.

서브컬쳐 장르의 작화는 외주를 통해서 작업을 하더라도 단가가 꽤 비싸기도 하고, 사소한 피드백과 수정 요청을 주고받으며 시간 역시 많이 사용하기 마련인데, Novel AI는 이러한 서브컬쳐 장르 작화 생성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이 엄청난 강점이었다.

그런가하면 OpenAI에서 선보인 Dall E는 실사와 디지털 아트를 가리지 않으며 실물처럼 생동감 있는 그래픽을 탄생시키는 현존 최강의 AI 이미지 생성 서비스를 제공한다. Dall E는 이미지의 빈 부분을 자동으로 채워주는 강력한 재생성 기능 또한 제공하는데, 게임 개발 및 업데이트 과정에서 무수히 발생할 에셋 재가공 및 수정 등의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켜준다.

인디게임 개발자로서, 제한된 자원과 도구를 가지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힘들고 답답한 일이기도 했지만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고자 고민하는 즐거운 과정이기도 했다.

AI 서비스들을 실제 라이브 중인 게임 개발에 적용하는 것은 많은 시행착오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지만 분명히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개발 비용이 크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현실적 한계에 부딪혀 실현할 생각조차 내지 못했던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마음껏 구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계속될 AI 기술의 발전이 획기적으로 독립 개발자들의 퀄리티와 작업 속도, 그리고 상상력까지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점에 대해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유원
1995년생. 초등학생 때부터 독학으로 인디게임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던 아이는 어느새 3년차 게임회사 대표가 되었다. 성균관대학교 글로벌리더학부를 졸업하고, '아류로 성공하느니 오리지널로 망하자'는 회사의 모토를 받들어 올해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자퇴했다. 게임 기획자로서 '허언증 소개팅!' '중고로운 평화나라'  '서울 2033' 등 기존에 없던 소재와 규칙의 게임을 만드는 것을 즐긴다. NDC, G-STAR, 한국콘텐츠진흥원, 성균관대학교, 연세대학교, 지역 고등학교 등 다양한 곳에서 인디게임 기획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장르에 대해 강연해왔다. yuwon@banjihagames.com 

전정희 기자
lakajae@kukinews.com
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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