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늘부터(20일)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다. 일상 속 1차 감염 예방책이었던 마스크가 점차 사라지면서 암환자 등 면역저하자의 백신 접종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한창섭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2차장(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은 지난 15일 브리핑을 통해 “1월30일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조정한 이후 일평균 확진자는 38%, 신규 위중증 환자는 55% 감소했고 신규 변이도 발생하지 않는 등 방역 상황은 안정적이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며 “다만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 추가 접종률과 치료제 처방률을 높여 중증화율과 치명률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면역저하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중증화율, 치명률이 높고 사망 위험도 일반인보다 3배 이상 증가한다. 따라서 이들은 코로나19로부터 각별한 보호가 필요한 집단이다. 보통 혈액암을 포함한 암질환이 있는 경우 또는 면역억제제 복용으로 면역형성이 어렵거나 충분하지 않은 고위험군을 말한다.
이들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추가 백신 접종이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면역저하자들의 동절기 추가 백신 접종률은 29.6%(3월1일 기준)에 그치고 있다. 그간 정부 방역당국에서 접종을 독려하는 많은 노력을 했지만, 백신 이상반응에 특히나 민감한 면역저하자들에게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해외의 연구들에서는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되고 있다. 국내 이상사례 신고율도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방역당국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모더나와 화이자의 2가 백신이 동절기 접종에 사용되고 있다. 이들 코로나19 단가백신은 면역저하자 및 암환자 등에서 77%의 코로나19 관련 입원 예방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이전 접종 백신의 종류와 상관없이 교차접종이 가능하다. 모더나 코로나19 단가 백신으로 추가 접종 시 타 mRNA 백신보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율은 8%, 입원 위험율은 33% 더 낮았다는 연구 결과도 최근 나왔다.
올해 1월 NIH(National library of medicine)에 공개된 조혈모세포 이식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폴란드 연구에 의하면 코로나19 백신을 2회 접종한 경우 일반 어린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항체가 증가했으며, 이상반응도 주사부위 통증 등 경미한 증상 외에는 건강한 어린이와 차이가 없었다.
또한 지난해 발표된 영국과 미국에서 실시한 암환자 대상 연구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됐다. 다만 암이 없는 환자보다는 항체형성 정도가 낮아 정기적인 추가접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한 면역저하자의 이상사례 신고율도 높지 않다. 올해 1월30일 기준 면역저하자의 이상사례 신고율은 접종 1000건당 3.33건으로, 전체 신고율 3.56건보다 낮은 수치다. 특히 2가 백신 신고율은 0.46건으로 단가 백신(3.5건)의 8분의 1 수준이었다.
노지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암환자나 면역저하자 같은 고위험군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입원, 사망 등 중증으로 진행될 확률이 특히나 높다”며, “국내외 연구를 통해 이러한 고위험군 대상 코로나19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이 밝혀지고 있는 만큼 고위험군 환자와 가족들은 지금이라도 2가 백신 접종을 통해 건강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