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점에 관해 러시아는 ‘전쟁 개입’이라고 응수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과 전화 회의에서 “한국은 러시아를 향해 비우호적 입장을 취했다”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건 분쟁에 대한 분명한 개입을 뜻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로이터 인터뷰에서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러시아 관계는 불편하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과 함께 자국 제재를 동참한 한국을 ‘비우호적 국가’로 지정했다. 그해 10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며 “이 경우 양국 관계가 파탄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러시아가 두 차례씩이나 한국을 거론한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이 무기 지원 불가라는 정부 입장을 번복할 수 있음을 밝힌 상황이라 긴장은 더 고조될 전망이다.
여론이 들끓자 대통령실은 엄연히 가정을 전제한 발언일 뿐 확대해석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언급은 가정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로이터통신 인터뷰 내용을 정확히 읽어볼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가 한러 관계를 고려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점과 함께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 등의 사안이 발생한다면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지원할지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