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 간호법 재표결을 앞두고 대한간호협회가 여야 의원들에게 공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간협은 30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호법은 총선과 대선에서 여야 모두 국민 앞에서 제정하겠다고 수시로 약속했던 공약”이라며 “간호법이 재의결될 수 있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간호법 제정안을 재표결할 예정이다. 간호법이 재의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113석을 가진 국민의힘이 부결시키기로 당론을 정하면서 간호법 제정안은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간협은 “간호법안은 정쟁의 도구로 전락했다”면서 “오늘 상정될 예정인 간호법안에 대한 결과를 기점으로 하여 전국 62만 간호인과 함께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내버리듯 하는 배신의 정치, 약자를 앞세워서 실상 기득권만 옹호하는 불공정한 파렴치 정치에 대해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기명으로 표결이 진행되는 만큼 소신 투표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간협은 “국회의원 한 분 한 분이 국민을 대변하는 헌법기관이기에 의원들의 현명하고 올곧은 판단을 기대하며, 간호법이 재의결 될 수 있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을 두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은 국가가 간호인력 처우 개선 등을 위해 5년마다 종합대책을 세우고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자격상 학력제한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간협은 “이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강력히 표명한다”면서 “현재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결을 기다리고 있는 간호법안을 파괴하고, 전체 간호계를 극단적 갈등과 혼란에 빠트릴 법안”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으로서 간호법 논의 과정을 지켜봤음에도 이를 깡그리 무시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다시 넘지 못하더라도 간호법 제정 의지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간협은 “간호법이 오늘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지라도 그동안 간호법 입법과정에서의 명분과 진실, 역사적 맥락과 필요성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며 “다시 국회에서 간호법을 재추진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했다.
간협은 이날 본회의 재표결 이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표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