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병라인’이란 오명을 얻은 ‘김포골드라인’ 직영화가 사실상 무산됐다.
김포시의회 시의원과 관계공무원, 민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김포도시철도공단 설립심의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공단 설립안을 부결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24년 9월로 종료되는 위탁운영이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김포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31일 공단 설립심의위를 개최했다. 앞선 4일 경기도가 김포도시철도공단 설립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담은 ‘김포도시철도공단 설립안에 대한 사전협의 의견통보’ 공문에 따라 최종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결과는 도와 달랐다. 시 공단 설립심의위는 김포골드라인 직영화는 시기상조라고 봤다. 한강 제2택지개발지구(콤팩트시티)나 시네폴리스, 풍무역세권 등 곳곳에 개발사업이 예정돼 있고, 그에 따른 대중교통체계도 달라질 수 있어 추후 재논의하자는데 뜻이 모였다.
김포시 철도교통과 담당공무원은 “현재 서울5호선과 인천2호선 연장,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 D노선 신설 등이 예정돼 이들의 건설과 운영계획이 검토 중”이라면서 “이런 환경변화가 확정되고 운영방안에 대해 이야기할 때 골드라인도 함께 논의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봤다”고 했다.
추가되는 노선과 그 운영에 대한 계획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공단 설립여부를 정하자는 취지다. 다만 공단 설립안 부결 배경에 운영 효율화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복수의 시 관계자들은 적자 때문이라는 이유도 함께 들었다.
시 공무원 A씨는 “지금도 골드라인의 적자가 매달 10억 원씩 쌓이고 있는데 공단을 설립하면 적자규모는 더 늘어난다. 여기에 서울5호선과 인천2호선, GTX-D노선 신설에 대한 비용부담까지 더하면 파산할지도 모를 상황”이라며 심의위가 재정여력을 감안해 결단을 내렸다는 것.
또 다른 공무원 B씨도 “(심의위에서) 추가될 노선들에 들어갈 건설비와 운영비를 시가 부담할 경우 재정 한계점에 다다른다는 관측이 공감을 얻었다. 더구나 공기업은 한 번 설립하면 계속 지속해야 해 재정부담을 가중시키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한편 김포도시철도공단의 설립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2024년 9월 종료 예정인 위탁운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대상이 현재 운영을 맡고 있는 서울교통공사가 될지는 미지수다.
철도교통과 관계자는 “철도망 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들이 나오고 나서 운영방법들이 정리되는 만큼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한 번은 공모를 통해 공개입찰과정을 거쳐 위탁사업자를 다시 선정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김포=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