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이 민선8기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경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다른 사업에 비해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어 일방통행식 행정 추진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완주군은 ‘만경강의 기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완주군 봉동읍 봉동교 인근에 1,150대 규모의 주차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용역비도 군의회로부터 확보해 얼마 전 발주를 마쳤다.
그런데 완주군은 용역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관련 예산을 편성해 군의회에 요청했다가 “뭐가 그리 급한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완주군의회에 따르면 만경강 일대 주차장 부지로 예정된 지역은 봉동교 인근 하천변으로, 완주군이 최근 ‘생태주차장’을 짓는다며 관련 예산으로 280억원을 배정한 바 있다.
이 중 주차장 접근로 및 순환도로 비용으로 110억원, 순수 주차장 비용으로 170억원을 책정했는데, 주차장이 완공되면 완주군에서는 초대형 수변 주차장이 탄생하는 셈이다.
문제는 주차장이 완공돼도 이용객이 소수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용객들이 해당 주차장에서 인근에 볼거리를 찾으려면 수 킬로미터씩 이동해야 하는데, 과연 해당 주차장을 이용하겠느냐는 것이다.
아울러 추후 해당 주차장 인근에 대규모 테마파크나 관광 시설들이 들어서기도 어려워 예산만 낭비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해당 부지는 농림지역과 하천, 교량 사이에 위치해 확장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하천변에 임시 캠핑장 부지가 존재하지만 이를 위해 1,150대 규모의 주차장은 너무 과하고, 폭우 시 안전사고 위험 때문에 규모 있는 관광시설을 조성하기도 까다롭다.
사업 추진 속도가 너무 빨라 비슷한 사업이 중복될 우려도 낳고 있다.
완주군은 최근 지역맞춤형 만경강 통합 하천 조성, 만경강 생태 문화 테마파크 조성, 만경강 수변 레포츠 시설 조성 사업을 위한 용역사업으로 5억원을 편성했고, 이 사업들 역시 서둘러 발주 중이다.
이런 사업들이 완성되면 또 다시 각각의 주차장이 필요하게 되고, 중복으로 주차장 건설 요구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
또 완주군이 만경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테마파크나 수변 레포츠 시설 부지를 찾고 있지만, 1,150대 규모의 주차장을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한 지역은 좀처럼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근 완주군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군의회 전문위원 역시 “만경강 주변 연개사업 대부분이 현재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차 수요 분석, 조성규모, 추진시기, 적합성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주갑 의원은 “지난 회기 때 ‘2029년에 완공될 예정’이라고 보고 받은 ‘만경강 주차장 사업’을 갑자기 유희태 군수 임기 내 완료해야 한다면서 밀어붙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순수 군비 170억원이 투입되는 해당 사업이 이서, 삼례, 봉동지역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차난 해결보다 중요한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천 의원도 “최근 집행부가 만경강 주차장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금액을 수시로 변동시키고 심의과정 절차를 위반하는 등의 행정을 계속하는데, 이러한 ‘속도전’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면서 “군민들의 경제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몇 달째 계속되고 있는 이런 불통 행정을 시급히 바로잡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또한 유의식 의원은 “해당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북도와의 협의 등 많은 난관을 헤쳐가야 하는데, 집행부가 일을 거꾸로 하면서 갈등만 키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완주군의회의 ‘만경강 프로젝트 졸속 우려’ 지적에도 완주군은 “만경강의 기적 프로젝트의 방향성이 정해진 만큼 하루속히 완성될 수 있도록 의회의 협조를 바란다”며, 지속적인 속도전만을 강조하고 있다.
완주=황성조 기자 food2drink@kukinews.com